거제서 세 번째 콜레라 환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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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정어리 익혀 먹었는데도…
현지 설사증세 100명… 확산 우려, 광주선 일본뇌염 환자 첫 발생

경남 거제시에서 31일 세 번째 콜레라 환자가 확인됐다. 이번 환자는 수산물을 익혀 먹었는데도 균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 거제시에선 일주일 새 설사 환자가 100여 명 신고됐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거제시에 거주하는 C 씨(64)는 8월 19, 20일 시내 H수산 개업 행사장에서 정어리와 오징어를 구입한 뒤 집으로 돌아와 각각 굽거나 데쳐 먹었다. 21일부터 설사가 시작돼 인근 J내과의원에서 수액 치료를 받았고, 설사가 멎지 않자 25일 거제시 D종합병원에 입원했지만 심한 탈수로 혈액량이 줄어 급성 콩팥병 증세까지 보였다. 이튿날 부산 D대학병원 중환자실로 옮겨 집중 치료를 받은 뒤에야 회복돼 31일 퇴원했다.

첫 번째 환자 A 씨(59)와 두 번째 B 씨(73·여)에 이어 세 번째 환자까지 거제시에서 집중 발생해 이 일대에 콜레라균이 퍼져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8월 25일 이후 인근 병원에 접수된 설사 환자는 100여 명이다. 대다수는 단순 배탈일 가능성이 높지만 당국은 전부 콜레라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세 환자는 각각 8월 7일, 14일, 20일 등 일주일 간격으로 콜레라균에 오염된 수산물을 먹은 것으로 의심된다. 하지만 C 씨는 A, B 씨와 달리 수산물을 익혀 먹었다.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은 “덜 익은 부위에 하필 콜레라균이 집중돼 있었다면 익힌 음식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C 씨가 병·의원 3곳을 전전하는 동안 신고와 격리 의무는 지켜지지 않았다. C 씨가 처음 찾은 J의원은 균 검사를 24일 민간 업체에 맡겼지만 결과가 30일에야 나왔다. 그 사이 D종합병원과 D대학병원은 C 씨를 격리실이 아닌 일반실에 배치해 다른 환자 수십 명과 접촉하도록 방치했다. 특히 D종합병원은 C 씨를 콜레라 의심환자로 당국에 신고하지 않아 거제시 보건소로부터 감염병관리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당했다.

한편 30일 광주에서 일본뇌염 환자가 올해 처음으로 등장했다. D 씨(51)는 8월 15일부터 고열 증상을 보여 입원 치료를 받고 있지만 31일 현재 의식불명 상태다. 일본뇌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대개는 증상이 아예 없거나 미열로 그치지만 250명 중 1명꼴로 D 씨와 같은 급성 신경계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조건희 becom@donga.com / 광주=이형주 기자
#콜레라#일본뇌염#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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