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 신상 폭로 ‘○○패치’ 운영자 검거, 범행 동기 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30일 1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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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상에 일반인들의 신상을 폭로해 논란을 빚어 온 ‘강남패치’와 ‘한남패치’ 운영자들이 잇따라 검거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강남패치 계정을 운영한 회사원 정모 씨(24·여)를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 씨는 5월 초 강남패치 계정을 만들어 제보를 받고 100여 명의 사진과 과거 경력 등 개인 신상과 관련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 정 씨는 주로 유흥업소 종사자나 연예계, 스포츠계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과거 유흥업소에 종사한 경력이 있다’ ‘스폰서가 있다’는 식의 내용을 올려 논란이 됐다.

정 씨의 범행 동기는 질투심에서 비롯됐다. 그는 평소 자주 가던 강남 클럽에서 한 기업 회장의 외손녀를 보고 박탈감과 질투를 느껴 범행을 시작했다고 진술했다. 정 씨는 강남패치 계정이 피해자들의 신고로 사용이 정지되자 30여 차례 계정 이름을 바꿔가며 운영을 계속했다.

강남패치에 착안해 남성들을 타깃으로 개인 신상을 폭로한 한남패치 운영자도 검거됐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한남패치 운영자 양모 씨(28·여)를 명예훼손과 협박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이날 밝혔다.

양 씨가 범행을 저지른 동기는 자신의 성형 수술을 망친 의사에 대한 앙심 때문이었다. 양 씨는 2013년 성형수술 부작용으로 5차례나 재수술을 하는 등 부작용에 시달렸다. 스트레스로 몸무게가 급격히 불어나고 우울증과 불면, 불안 증상에 시달렸다. 양 씨는 그 시기 강남패치에 제보된 글들을 읽으며 ‘겉과 속이 다른 사람들 너무 많다’고 느끼게 됐다. 자신을 수술한 성형외과 의사를 떠올린 양 씨는 ‘비양심적인 남성들을 폭로 하겠다’며 한남패치를 개설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한남패치’ ‘강남패치’ 계정 등에서 사진과 글을 옮겨와 공개한 뒤 삭제를 요청하는 피해자에게 금품을 요구한 혐의로 인터넷 블로그 운영자 김모 씨(28)도 추가 검거했다. 김 씨는 사이트 4개를 개설해 강남패치와 한남패치 게시물을 퍼다 날랐으며 이를 내려달라고 요구하는 피해자에게 2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지연 기자 lim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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