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가족, 반려견… 생명 살리는 입양을”

  • 동아일보

‘팅커벨프로젝트’ 자원봉사자들
유기견 400마리 새주인 찾아줘… 선택 받지 못하면 안락사 처리
보라매-월드컵공원서 만나보세요

유기견을 입양시키는 비영리 민간단체 ‘팅커벨 프로젝트’ 회원들이 27일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에서 강아지를 안아주며 다독이고 
있다. 이들은 “강아지를 사지 말고 입양해 달라”고 말한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유기견을 입양시키는 비영리 민간단체 ‘팅커벨 프로젝트’ 회원들이 27일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에서 강아지를 안아주며 다독이고 있다. 이들은 “강아지를 사지 말고 입양해 달라”고 말한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엄마, 강아지야. 좀 보고 가면 안 돼?”

27일 서울 마포구 월드컵경기장 옆 평화의공원 ‘반려견 놀이터’에는 휴일을 즐기려는 견주와 애견들로 붐볐다. 반려견 놀이터는 애견 200만 마리 시대에 맞춰 2014년 4월 서울시 동물보호과가 개장한 곳으로 하루 평균 120여 명이 찾는다.

놀이터 입구에는 비영리 민간단체 ‘팅커벨프로젝트’ 조끼를 입은 자원봉사자들이 ‘성산이’ ‘레오’를 데리고 놀고 있었다. 관심을 보이는 견주들에게는 송이슬 씨(21·여)가 팸플릿을 나눠 주며 한 마리씩 소개했다. 백종식 씨(46) 역시 강아지들이 지치지 않게 간식을 나눠 주었다.

학생, 회사원인 이들이 휴일인데도 나온 이유는 유기견들 때문. 이날 나온 다섯 살 레오는 경기 부천시 오정동 아파트 공사장에서 발견되었다. 제대로 돌봄을 받지 못하고 화풀이로 때린 사람들까지 있었다. 발견 당시 더럽고 길던 털은 깔끔하게 손질했다. 건강검진도 받고 필요한 주사도 모두 맞았다. 황동열 팅커벨프로젝트 대표(50)는 “반려견과 함께 놀아주려고 공원까지 찾는 이들은 입양할 가능성도 높은 만큼 이곳에서 입양행사를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기견이 있다는 신고가 경찰 등에 접수되면 동물구조협회 등 위탁보호소에서 데려간다. 이곳에서 돌본 강아지들은 ‘팅커벨프로젝트’ 같은 단체를 통해 입양된다. 2013년 5월 이후 지금까지 400마리가 새 주인을 찾았다. 주인을 찾지 못하거나 아픈 개들 중 상당수는 안락사된다.

유기견이 최근 늘어난 것은 역설적으로 애견을 키우는 집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버리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근본은 인간의 이기심이다. 어릴 때 귀엽고 예쁘다가 커가면서 못생겨지면 버린다. 특히 나이가 들면서 병원을 다니거나 약값이 들면 버려진다. 황 대표는 “강릉보호소에 여름만 끝나면 유기견이 두 배로 늘어난다”며 “휴가를 즐기고 돌아오면서 버리는 것”이라며 씁쓸해했다.

맞거나 굶다가 신고로 보호소로 간 개들은 사람에 대한 경계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벽을 쳐다보고 사람에게 마음을 주지 않으려고 애쓰는 개도 있다. 하지만 자원봉사자들은 “순간적인 동정심으로 입양해서는 안 되고 준비와 책임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번 버림을 당했던 만큼 견주 스스로 자신이 준비되어 있는지 확인하라는 것.

자신이 잘 키울 수 있는지 확신이 안 든다면 상설센터를 찾거나 입양행사를 참관하며 접해 보는 것도 좋다. 9월부터 첫째 셋째 토요일에는 서울 동작구 보라매공원, 둘째 넷째 토요일에는 월드컵공원에서 유기견 입양행사를 한다. 서울 강서구 곰달래로 255 입양센터에서 상담을 받을 수도 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반려견#팅커벨프로젝트#안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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