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능진 광복회 이사 “건국절은 친일 매국노 후손들이 하는 소리”

건국절 법제화 추진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 독립운동가 후손들의 모임인 광복회의 김능진 이사는 26일 “친일 매국노 후손들이 하는 소리”라며 격노했다.

독립운동가 김병호 선생의 손자로 독립기념관장을 지낸 김능진 이사(충남대 교수)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이 문제의 근본 원인은 우리나라가 친일을 청산하지 못한 데 원인이 있다고 본다”며 “만약에 건국이 1948년에 됐으면 그전에 친일 한 건 다 묻힌다. 나라가 없었는데 친일이 무슨 문제가 되겠나. 우리가 다 일본 사람인데, 일본 사람이 일본을 위해 애쓰는데 그게 무슨 문제가 되겠는가?”고 개탄했다.

김 이사는 “우리나라는 1919년 3월 1일날 독립선언을 했고, 바로 그 다음 달 4월에 국호를 대한민국으로 하는 국가를 수립했고, 임시정부를 수립을 한 후 독립운동을 통해 광복을 성취한 1948년 8월 15일에 정부 수립이 완성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승만 대통령도 1948년 8월 15일을 정부수립이라고 하고 대한민국 수립이라고는 하지 않았다”면서 “이는 대한민국 수립으로 할 경우 미국이 전쟁에 이겨서 독립된 나라밖에 안 되기 때문에 1919년을 원년으로 삼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임시정부는 영토도 없고 주권도 없고 국제적인 인정도 받지 못했기 때문에 건국으로 볼수 없다’는 8월15일 건국절 찬성 측의 주장에 대해서 “미국의 경우 1776년 미합중국이라고 독립선언을 발표했지만, 당시 영국의 식민지였고 국가나 영토, 주권이 아무것도 없었다. 국제적인 인정도 프랑스 한 나라뿐이었다”며 “그럼에도 미국 사람들은 독립기념일을 미국의 출발로 여기고 자랑스러워 기념하고 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임시정부는 당시 중국의 호법정부, 러시아의 레닌 정부, 폴란드의 망명정부, 프랑스와 리투아니아 같은 곳에서 다 인정했다. 우리는 최소한 미국보다 더 많은 국가의 지지를 얻었다”고 말했다.

‘1919년을 건국으로 본다면 그 이후에 독립운동을 한 것은 어떻게 설명이 되느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말장난 같은 소리”라며 ‘암살’이라는 독립운동 영화를 보면 친일 매국노들이 ‘왜 되지도 않는 독립운동에 목숨을 걸고 돈을 걸고 피를 흘리냐’ 고 비웃지 않나? 딱 그 후손들 같은 소리 아니겠나? 말하자면 그 당시와 같은 그런 소리로 비웃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건국절 주장하는 분들 국민들한테 욕먹을 것 같으니까 말을 안 하지만 속으로는 대한민국이 독립운동해서 독립적인 나라가 된 게 아니다, 미국이 전쟁에 이겨서 독립된 거다. 그런 생각이 밑에 깔려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광복회가 화를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는 끝으로 “건국절 문제는 보수 대 진보의 논쟁이 아니다. 광복회 회원의 절반 이상은 보수적인 입장에 가까운 분들이지만 전원이 건국절엔 반대하고 있다. 이사실을 잘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dn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