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다리밑 영화제, 열대야 날려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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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곳서 토요일 밤마다 무료영화… 온가족이 즐기다 보면 더위 싹∼
마포대교 아래선 헌책장터 열려… 21일까지 각종 서적 100만권 판매

6일 마포대교 책방을 찾은 시민들이 반값 가격에 나온 책들을 둘러보고 있다(맨위쪽 사진). 같은 날 원효대교 다리밑 영화제에서 시민들이 돗자리를 펼쳐놓고 영화를 감상하며 땀을 식히고 있다(맨아래쪽 사진). 변수연 인턴기자 연세대 중어중문학과 4학년
6일 마포대교 책방을 찾은 시민들이 반값 가격에 나온 책들을 둘러보고 있다(맨위쪽 사진). 같은 날 원효대교 다리밑 영화제에서 시민들이 돗자리를 펼쳐놓고 영화를 감상하며 땀을 식히고 있다(맨아래쪽 사진). 변수연 인턴기자 연세대 중어중문학과 4학년
콧수염이 난 찰리 채플린이 컨베이어벨트에 빨려 들어갔다가 톱니바퀴 사이로 나왔다. 얼이 빠진 듯 그는 너트처럼 보이는 모든 걸 돌려버리려고 달려들었다. 영화 ‘모던타임스’의 유명한 장면이 눈앞에 펼쳐지자 아이들과 어른 모두 웃음을 터뜨렸다.

폭염으로 불쾌지수가 높았던 지난 토요일(6일) 오후 8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원효대교 남단 아래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 앞에 시민 100여 명이 모였다. 이날 열린 ‘다리밑 영화제’에 참석한 관객들이다. 한강 다리에서는 여름을 맞아 ‘한강몽땅 여름축제’의 하나로 매주 토요일 특색 있는 영화를 틀어준다. 이날은 ‘한강에서 웃음을’을 주제로 모던타임스 외에 ‘시티라이트’(천호대교) ‘키드’(청담대교) ‘위대한 독재자’(성산대교) 등 채플린의 영화가 상영됐다.

대학생 박정윤 씨(26·여)는 “답답한 영화관을 벗어나 탁 트인 한강 다리 밑에서 영화를 보니 색다른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리 아래서 상영되지만 영화관 못지않은 근사한 느낌을 준다. 스크린 양옆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가 다리 아래 공간에 울려 퍼지면 마치 대형 극장에서 보는 느낌이 든다. 그 대신 관람은 훨씬 자유롭다. 관객들은 1.5m 너비의 계단에 걸터앉거나 돗자리를 깔고 누워서 본다. 개방된 공간이라 재미있는 장면이 나오면 마음 놓고 추임새를 넣을 수도 있다. 출출한 관객은 바로 옆 편의점에서 즉석 라면을 끓여와 마치 집에서 TV를 보듯 영화를 본다.

13일에는 ‘한강에서 가족과’를 주제로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애니메이션 ‘오즈의 마법사: 돌아온 도로시’(천호대교) ‘다이노소어 어드벤처: 백악기 공룡대백과’(청담대교) ‘숀더쉽’(원효대교) ‘매직 브러시’(성산대교)가 상영된다. 20일에는 ‘한강에서 음악을’을 주제로 ‘음치클리닉’(천호대교) ‘해어화’(청담대교) ‘서칭 포 슈가맨’(원효대교) ‘싱 스트리트’(성산대교)가 관객을 만난다.

한강 다리에서는 책도 쉽게 만날 수 있다. 6일 마포대교 밑에서는 ‘지상 최대 헌책방축제’가 열렸다. 총 16개의 책방 및 학교가 참여하는 행사다. 이달 21일까지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최대 100만 권의 헌책을 판매한다. 판매되는 책은 동화책부터 어른을 위한 소설책과 철학책, 전문서적까지 다양하다. 6세 아들과 함께 동화책을 구매한 김은희 씨(38·여)는 “새것이나 다름없는 책들을 평소 서점에서 사는 것의 절반 가격에 싸게 샀다”며 웃었다. 대부분 정가에서 50%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일부 점포에서는 카드결제 및 택배 서비스도 가능하다.

‘한강몽땅 여름축제’와 관련된 문화행사는 홈페이지(hangang.seoul.go.kr)를 통해 시간과 장소를 확인할 수 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변수연 인턴기자 연세대 중어중문학과 4학년
#한강 다리밑 영화제#영화#열대야#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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