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최경희 총장이 5일 본관 점거 농성 과정에서 교직원들을 감금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제자들을 처벌하지 말아달라며 경찰서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학생들은 “효력 없는 탄원서”라며 “총장이 책임지고 경찰 수사를 종결시키라”고 몰아세웠다.
최 총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경찰서를 찾아가 “7월 28일 이후 발생한 학내 사태와 관련해 본교와 감금됐던 교직원 전원은 학생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냈다. 최 총장은 이미 3일 기자회견에서 처벌 불원 의사를 밝혔지만, 감금됐던 일부 교수가 경찰에 처벌 의사를 밝혔다는 소식에 학생 측이 반발하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최 총장은 학생들의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학교 안정과 화합이 우선”이라며 “지금 당장 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본관 점거 9일째인 학생들은 즉각 입장서를 내고 “7월 30일 총장과 대화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던 학생들에게 경찰 병력을 보내 폭력 진압으로 대응한 사람은 최 총장”이라며 “탄원서 제출은 이중적인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또 시위 참가자들에 대한 모든 수사 및 당사자들의 개별적인 사법처리 요청 취소를 학교와 경찰의 공문으로 확정할 것과, 시위에 동조한 교수와 교직원, 졸업생들에게 어떤 불이익도 없을 거라는 약속 서면을 작성해 공증할 것을 요구했다.
경찰은 감금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기 때문에 처벌불원서를 내도 수사 진행에 전혀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강대일 서대문경찰서장은 “탄원서가 처벌 수위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그건 법원이 판단할 문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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