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의 배신… 불만 댓글 숨기고, 광고비 내면 ‘맛집’ 추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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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1000만 이용자 속인 6개 사업자에 시정명령-과태료

소비자가 불만을 토로하는 내용의 이용 후기를 빼 주고, 광고비를 준 업체들을 ‘우수 업소’인 것처럼 소개한 배달 앱(음식 배달을 원하는 소비자와 음식점을 이어 주는 스마트폰 프로그램) 사업자들이 대거 적발됐다. 이들은 직원들을 동원해 수천 건의 가짜 칭찬 후기를 달아 주거나 전화 주문 건수를 조작하기도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위법 행위를 저지른 배달의 민족, 배달통, 요기요, 배달365, 메뉴박스, 배달이오 등 6개 배달 앱 사업자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태료 총 1750만 원을 부과했다고 28일 밝혔다. 사업자별로는 배달이오에 최대 과태료인 500만 원을 부과했고, 배달의 민족, 배달통, 배달365, 요기요, 메뉴박스 등 나머지 5곳에는 각각 250만 원씩을 내도록 했다. 또 지난해 10월 사업을 중단한 배달이오를 제외한 5개 사업자에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을 7일간 앱 화면의 6분의 1 이상의 크기로 게시하라고 명령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배달의 민족, 배달통, 배달365, 메뉴박스 등 4개 사는 배달 음식·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담긴 소비자 후기를 다른 이용자들이 볼 수 없도록 비공개 처리했다. 배달의 민족이 올해 상반기(1∼6월) 비공개 처리한 ‘불만 후기’는 모두 1만4057건에 달한다. 같은 기간 배달통도 5362건의 불만 후기를 감췄다.

이들이 숨긴 후기는 “도저히 맛이 없어서 그냥 버립니다”, “배달이 정말 늦고 (음식이) 차갑다”, “음식에서 머리카락이 나왔다” 등 업체에 부정적인 글이 대부분이다. 공정위가 사건을 심사하는 도중에 이들 4개 사는 숨겼던 불만 후기를 모두 공개했다.

적발 업체 중에는 ‘댓글부대’를 직접 거느리고 후기를 조작한 곳도 있었다. 배달이오는 직원들을 동원해 배달 음식의 맛과 서비스를 칭찬하는 거짓 후기를 1년간 4731건이나 작성했다. 배달 앱에서 ‘전화하기’ 버튼을 클릭해 전화 주문 건수를 조작하기도 했다.

배달의 민족, 배달통, 배달365, 배달이오 등 4개 사는 광고비를 낸 음식점들을 ‘추천 맛 집’, ‘인기 매장’, ‘파워콜’ 등의 이름으로 앱 화면 상단에 노출해 맛과 서비스가 뛰어난 곳인 것처럼 소개하면서도 이들 업체에서 광고비를 받은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았다. 요기요는 정렬 기준을 ‘별점순’, ‘리뷰 많은 순’ 등으로 운영하면서 계약 수수료를 낸 음식점을 기준과 무관하게 리스트 위쪽에 올려 줬다.

공정위는 “이 사업자들은 심사 과정에서 제기된 지적들을 인정하고 광고비를 낸 음식점의 정보를 우선 노출한다는 점을 명확하게 표시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배달의 민족, 배달통, 배달365는 실제로 우선 노출되는 업체에 ‘광고’ 문구를 표시하고 있다. 요기요는 계약 수수료를 낸 음식점도 정렬 기준에 따라 순서대로 노출되도록 운영 방법을 바꿨다.

배달 앱 사업자들은 사이버몰에 상호, 전화번호, 주소, 이용약관 등의 정보를 표시하지 않은 사항에 대해서도 지적을 받았다.

배달 앱 이용자는 2013년 87만여 명에서 지난해 1046만여 명으로 크게 늘었다. 거래 금액도 같은 기간 3647억 원에서 1조5065억 원으로 증가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최근 모바일을 통한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이용이 크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대표 사업자인 배달 앱의 소비자 기만 행위를 적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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