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카지노 칩 50만장에 2박3일 모델 성접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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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미끼로 中관광객 모집… 서울 여행사 대표 등 2명 구속
제주 이미지 먹칠… 카지노 손님 뚝… 道 “전문모집인 등록 법제화 추진”

“한국 도박장(카지노)에 오면 3류 여배우나 모델과 24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습니다.”

2013년 5월부터 중국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런 광고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광고는 제주 카지노에 오면 공짜 비행기 표와 숙식을 제공하고 여행은 물론 성접대까지 가능하다는 내용이었다. 구체적인 조건이 담긴 약정서도 있었다. 카지노에서 칩 10만 장(약 1767만 원)을 바꾸면 마사지 서비스 1회, 20만 장은 한국의 배우 또는 모델과의 잠자리 1회, 50만 장은 배우 또는 모델과 2박 3일간 함께할 수 있다는 조건이었다. 광고를 본 중국인들의 문의가 이어졌다. 이들은 제주 카지노 여행길에 올랐고 성매매까지 했다.

제주지방경찰청은 2013년 5월부터 2015년 10월까지 중국인 관광객 234명을 모집해 제주 카지노로 데려와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서울의 한 여행사 대표 송모 씨(38)와 직원 안모 씨(38)를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제주에서 성매매를 알선해주고 3500만 원을 챙긴 김모 씨(40) 등 3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중국인 관광객을 성매매로 유혹해 카지노로 유치하고 실제 성매매 알선까지 했다가 적발된 첫 사례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중국 관영언론이 제주 카지노 손님을 대상으로 하는 성접대 의혹을 보도하자 수사에 착수했다. 올 3월에는 제주지역 카지노 업체 2곳을, 4월에는 송 씨가 운영하던 여행사를 각각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송 씨가 불법 성매매업소에 송금한 통장을 확보했다. 경찰에 따르면 제주 카지노 업체 2곳은 중국 현지의 전문모집인과 계약해 손님을 유치했다. 수입의 70%는 전문모집인이 손님을 데려다주는 명목으로 챙겼다. 나머지 30%가 카지노 업체 몫이었다. 전문모집인은 등록제가 아니어서 정확한 현황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해당 카지노들이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성접대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조사했으나 뚜렷한 불법행위를 확인하지 못했다.

제주 카지노를 찾은 손님은 2012년 23만 명, 2013년 35만 명, 2014년 36만 명, 지난해 23만 명이었다. 지난해 카지노 손님 감소의 배경에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뿐 아니라 성접대 보도와 중국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단속 탓으로 분석됐다. 제주도는 카지노 전문모집인의 무분별한 상술이 지역 이미지를 훼손한다고 보고 전문모집인 등록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일부 전문모집인이 청정 제주 이미지를 훼손한다고 판단해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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