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역사 ‘성심당’ 빵에 열광하는 이유 있었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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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사내 요리경진대회 ‘아임 셰프’… 22명이 30개 메뉴 출품 솜씨 겨뤄
대상엔 일본 연수비용 100% 지원… 직원들 잠재능력 발굴 ‘요리 축제장’
‘대전 도시브랜드 1위’의 원동력

16일 대전 성심당 본점에서 열린 사내 요리경진대회 ‘아임 셰프’에 출전한 직원들이 심사위원 앞에서 자신들이 개발한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이 대회는 올해로 6회째이며 제과제빵 분야는 12회째 이어오고 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16일 대전 성심당 본점에서 열린 사내 요리경진대회 ‘아임 셰프’에 출전한 직원들이 심사위원 앞에서 자신들이 개발한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이 대회는 올해로 6회째이며 제과제빵 분야는 12회째 이어오고 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직원들의 잠재된 요리 능력을 발굴하고 이를 매장의 새로운 메뉴로 개발해 직원들도 자부심을 느끼고 회사도 성장할 수 있는 축제입니다.”

16일 대전 중구 성심당(聖心堂) 본점 2층 플라잉팬 매장. 평소 때면 스테이크나 파스타 등을 먹으려는 손님들로 북적거려야 할 매장이 직원들로 가득 찼다. 이날 오전 본점 문을 닫고 직원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사내 요리경진대회 ‘아임 셰프’가 열린 것이다.

대전 도시브랜드 1위이자 튀김소보로로 세계적인 미식서 ‘미슐랭가이드’에 수록된 성심당은 직원들에게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주기 위해 2004년부터 제과제빵, 2010년부터 일반 요리 분야 사내 경진대회를 열고 있다.

이날 대회에는 모두 22명이 30개 메뉴를 출품했다. 심사에는 임영진 대표, 김미진 이사 등 사내 인사와 우송대 김태형 교수(조리학과) 등 6명이 참여했다. 대회는 출전자들이 자신이 개발한 메뉴를 선보이고 레시피와 재료 단가, 이익률 등을 5분 동안 설명하면 심사자들이 시식과 질문, 평가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우송정보대 외식조리과를 올해 졸업한 뒤 성심당 플라잉팬 부문에 취업한 이경민 씨(21·여)는 닭마늘덮밥을 선보이며 “매장에서 판매되는 돈가스 재료를 닭으로 바꾸고 이를 볶은 마늘과 함께 덮밥으로 만들면 매장 판매는 물론이고 기차 안에서도 인기 있는 품목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븐스토리 소속 최진안 씨는 해산물로 낸 나가사키 짬뽕 육수와 크림파스타를 조합한 뒤 숙주를 올려 관심을 끌었다.

흥미로운 것은 조리 분야에 근무하지 않아도 출전할 수 있다는 점. 구매자재본부 손영진 씨, 대전역 매장 직원식당에서 근무하는 이만순 씨도 각각 모차렐라브림롤과 쇠고기케사디야를 선보였다. 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조리실은 다른 동료들까지 나서 출전자들의 요리를 도와주고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하는 등 요리 축제장과 다름없었다.

성심당은 대회를 위해 3개월 전부터 출전자에 대해 특별한 배려까지 했다. 다른 업체 견학과 시식을 위해 필요한 경비는 물론이고 대회 준비를 위한 식재료 구입비도 지원했다. 대상에게는 일본 연수비용 100% 지원과 30만 원 상품권을 지급하고 금상과 은상 동상(각 1명)에게도 연수비용을 80∼40%까지 지원한다.

임 대표는 “처음 입사할 때 요리와 무관한 부서에 있더라도 끊임없이 요리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는 직원이 많다”며 “대회를 통해 전체 400여 명의 직원에게 자극과 자부심을 부여하고 인력을 재배치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심사에 나선 김 교수는 “대전역에 가면 기차 탑승객 상당수가 성심당 빵을 구입하며 열광하는 이유가 있었다”며 “직원들의 능력 제고를 위한 다양한 배려가 있었기에 오늘의 성심당이 존재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성심당은 임 대표의 부친인 임길순 씨(1981년 작고)가 1956년 대전역 근처에서 10m²짜리 작은 빵집으로 출발했다. “정성을 다해 빵을 굽고 주변에서 배고파 죽는 사람은 생기지 않게 하겠다”는 고인의 유지를 임 대표가 이어받아 지금까지 60년 동안 이어오고 있다. 또 회사의 모든 수익과 지출을 1원 단위까지 전 직원에게 공개하고 있다. 성심당은 창립 60주년을 맞아 10월 1일부터 2주 동안 전 충남도지사 관사에서 다양한 기념행사를 갖는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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