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한 주부가 어깨와 팔의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 1년 전부터 어깨가 아프더니 이제 팔과 손까지 저리다고 했다. 찜질도 하고 침도 맞았지만 차도가 없다는 것이다. 진단 결과 목 디스크로 불리는 ‘경추 추간판 탈출증’이었다. 환자는 어깨가 아픈데 어떻게 목 디스크냐고 반문했다.
얼마 전 병원을 찾은 40대 남자도 마찬가지였다. 몇 년 전부터 다리가 저리고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을 겪고 있다고 했다. 혈액순환이 안 되는 줄 알고 베개를 다리 밑에 놓거나 족욕을 해봤지만 통증이 더 심하다는 것이다. 진단 결과는 ‘요추 추간판 탈출증(허리 디스크)’. 다리가 아니고 허리 쪽이 문제였다.
환자의 황당하다는 반응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일반적으로 어느 부위가 아프면 그곳에 질환이 생긴 것으로 생각한다. 손가락이 칼에 베이면 상처 난 곳이 아프듯 병이 난 부위가 아플 것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가 있다. 몸 조직에 병이 생기면 그 주변을 지나는 신경을 자극해 통증이 한 곳에 머물지 않고 퍼지면서 다른 부위가 아프기 때문이다.
목 디스크는 목뼈 사이에 있는 원반 모양의 디스크가 이탈하면서 주위의 신경을 압박해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증상은 뒷목이나 어깨에서 시작해 팔, 손가락까지 아픈 일명 방사통으로 나타난다. 해당 부위의 감각이 둔해지고 통증이나 저릿한 증상이 동반된다.
이 때문에 손목터널증후군과 혼동하기 쉽다. 밤에 통증이 심한 이 증후군은 엄지 검지 중지와 손바닥 저림 현상이 나타난다. 반면 목 디스크로 인한 손 저림은 어깨와 팔꿈치, 손끝 부분에 증상이 나타나며 팔을 올리면 증상이 나아지는 특징이 있다.
허리 디스크는 허리보다 다리 통증이 심하다. 디스크가 이탈하면서 바로 곁에 있는 척추신경을 누르게 된다. 척추신경은 허리에서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이다. 돌출된 디스크가 척추신경을 누르면 허리나 엉덩이에서 시작해 허벅지와 장딴지, 뒤쪽과 바깥쪽을 따라 발등이나 발바닥까지 내려가는 방사통으로 이어진다. 누운 자세에서 무릎을 굽히지 않고 다리를 들어올릴 때 들기가 힘들면 일단 허리 디스크를 의심해볼 수 있다.
이처럼 ‘통증 따로, 병 따로’인 질환은 환자가 특정 질환으로 단정해 임의로 치료받는 것은 금물이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을 수 있다. 통증이 1, 2주 이상 계속되고 팔과 손, 다리 저림이 지속되면 디스크를 의심해보고 전문병원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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