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교육청은 여교사 성폭행 사건이 일어난 전남의 섬마을 초등학교 학생 25명과 교사 13명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초등학교 고학년들은 몹쓸 동네 어른 3명의 범죄를 알고 죄인이 된 듯한 침울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큰 충격을 받은 아이들이 쏟아지는 비난 여론에 마음에 상처까지 입은 것이다. 일부 학생들은 한때 극심한 스트레스에 어지럼증과 구토 증세까지 보였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도 이젠 비난 여론을 느끼고 힘들어한다”고 말했다.
교사 2, 3명은 스트레스와 불안감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있다. 다른 여교사 한 명은 신상 털기에 나선 누리꾼들에 의해 피해자로 잘못 알려지는 피해를 입었다. 하지만 교사들은 학부모 박모 씨(49) 등 피의자 3명에 대해 분노할 겨를도 없이 제자들을 먼저 걱정하며 상처 치유를 위해 학부모들과 힘을 합치고 있다.
도교육청은 13, 14일 정신과 전문의와 심리상담사를 투입해 초등학교와 인근 중학교 학생 41명과 교사 23명을 상대로 심리검사와 치료를 진행할 계획이다. 또 학부모 면담을 통해 아이들의 상처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해당 섬 파출소도 황당한 비난에 시달려야 했다. 섬 파출소는 피해 여교사에 대한 112 신고를 받고 신변보호 조치, 각종 증거 확보 등에 잘 대처했다. 적절한 초동수사 덕분에 피의자 박 씨 등의 유전자 정보를 확보해 범인 검거에 일조했다. 하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봐주기 수사를 했다’, ‘여교사가 첫배를 타고 나갈 때 모른 척했다’ 등의 허위 소문이 퍼지는 바람에 해당 파출소에 항의전화가 폭주했다.
여성단체 한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대해 섬마을에서 예외적으로 일어난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일어나는 성폭력과 근본적 차이가 없다. 섬마을에만 초점을 두면 사건의 본질과 근본 해결책이 흐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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