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대 대신 깔창’ 사연에…이재명 “1인당 연 30만원 지원”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6월 2일 10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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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생리대를 살 돈이 없어 휴지, 신발 깔창까지 대용품으로 사용한다는 저소득층 청소년들의 사연이 전해지면서 이에 대한 대책과 지원방안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뜨겁다. 실제로 몇몇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이를 위한 검토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이재명 성남시장은 2일 SBS라디오 ‘한수진의 전망대’에 출연해 “1인당 연 30만 원 정도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이미 지난달 3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구김없이 자라야할 청소년들의 이런 아픔을 지금까지 몰랐다니 어른으로서 특히 정치행정가의 한 사람으로서 마음깊이 반성 한다”며 “성남시에서 먼저 ‘저소득층 미성년자 생리대 지원방안’을 만들어 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이 시장은 “이런 안타까운 일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에는 설마 하며 잘 믿지 않았다”며 “그런데 이게 너무 사회적으로 문제가 많이 되고, 또 주변의 얘기를 들어본 결과 실제 가능한 상황이고 의외로 생리대 가격이 생각보다 엄청나게 비싸더라”며 몰랐던 것을 반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편으로는 이런 너무 대중의 움직임에 예민하게 행정가가 반응하는 게 포퓰리스트적인 그런 느낌도 있다”며 지원 사업을 추진하기까지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이 시장은 “일단 이것도 복지부하고 협의를 거쳐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에서 돈이 들어가는 모든 복지 정책을 새로 시작할 때는 정부와 협의하라고 지시한 상태라 그 과정을 거쳐야 한다”면서 “설마 이걸 반대하진 않을 것”이라며 합의 절차에 시간이 필요하긴 하지만 최대한 빨리 집행할 생각임을 밝혔다.

이어 이 시장은 “제가 긴급하게 점검을 해본 결과에 의하면 (지원이 필요한 저소득층 청소년) 숫자도 그렇게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성남시가 12세에서 18세 기초수급보상대상자, 저소득 한부모 가정 등등 차상위 계층까지 분류를 해보니까 3400명 정도였다”면서 월 2~3만 원 선에서 지원한다고 하면 “(1인당) 1년 예산은 30만 원 정도”라고 했다.

이 시장은 “아내한테도 참 많이 물어보고 주변사람들도 물어보긴 했는데 생리대 가격이 정말 천차만별이라 정확하게 예산을 편성하기 어렵긴 하다”면서도 “1인당 30만 원 정도면 1년에 5~6억 정도니까 예산상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대상자는 객관적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시작 시점이라든지 또 지급 방식, 본인들이 아무런 마음의 상처나 부담이 없는 상태로 전달하는 시스템, 이런 걸 만들어야 하는데 (그게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복지 정책이라고 하는 건 대체적으로 보면 철학과 의지의 문제”라며 다른 지자체의 동참을 기대했다.

그는 “예를 들면 국방예산으로 돈을 쓸 거냐 아니면 복지 예산을 쓸 거냐 큰 선택도 있지만 복지 계정으로 분류된 중에서 이걸 할 거냐 저걸 할 거냐. 정말로 중요한 건 어떤 걸로 채우냐. 사실 그런 문제”라면서 “돈이 언제나 남아서 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 예산이란 건 언제나 부족한 것”이라고 했다.

한편 성남시 외에 서울시, 대전시, 대구시 등에서도 저소득층 청소년의 생리대 구입비 지원을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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