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극심한 가뭄으로 시작된 충남 공주 지역 금강과 예당저수지를 연결하는 도수로 공사를 놓고 환경단체와 농민단체가 마찰을 빚고 있다.
4월 15일 착공된 이 도수로 사업은 금강의 공주보 하류 4km 지점에서 예당저수지까지 30.5km에 관로(1350∼1100mm)를 내년 12월까지 설치하는 공사로 현재 진척률은 4.5%다. 이 도수로는 상시 사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완공되면 초당 2.5t, 하루 21만∼22만 t의 금강 물을 예당저수지에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환경단체는 이 사업이 ‘충남판 4대 강 사업’이라고 비판하는 반면 농민단체들은 상습 가뭄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생존이 달린 문제라고 맞서고 있다.
충남환경운동연합과 대전충남녹색연합 등은 23일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수로 사업은 지역민의 의견을 수렴하지도 않았고 행정 절차도 생략한 채 진행돼 각종 불법과 편법을 동원해 강행한 4대 강 사업을 보는 듯하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금강의 물이 예당저수지로 넘어가면 금강의 수질과 생태계는 치명적일 수밖에 없고 금강과 삽교천 등 전혀 다른 수계의 혼합은 생태계의 교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안희정 충남지사는 도수로 사업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예산지역 농업경영인연합회와 4H본부, 각 지역 이장단은 이날 환경단체 기자회견에 참석해 “극심한 가뭄 해소를 위한 용수 공급 사업이 조속한 시일 내에 완공되도록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민들은 “예당저수지에 물이 있지만 상류 지역은 여전히 물 부족으로 모내기조차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환경단체는 농민들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작정 도수로 공사 반대만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충남도는 당초 계획대로 도수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허승욱 충남도 정무부지사는 기자간담회에서 “이 사업은 농업용수 극복에 방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다. 더구나 중앙정부에서 전액 국비로 추진하기 때문에 우리 도가 할 수 있는 것은 지역의 의견을 반영해 활용도를 극대화하고 문제점을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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