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여성 공학인재’ 양성 위해 3년간 150억 원 지원키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4일 14시 51분


“대학 때 중장비를 활용하는 실험이나 실습이 많았는데 자연스럽게 여학생이라 배제되거나 그룹활동에서도 중요하지 않은 역할을 맡을 때가 많았어요. 이공계는 대부분이 남학생인 탓에 선배들과 교류하거나 정보를 얻는 것도 어려웠어요.”

교육부가 여성공학 인재양성을 위해 최근 연 간담회에서 한 여성 공대 졸업생이 토로한 고충이다. 이 같이 공대 내 여학생들의 ‘장벽’을 없애고, 여성의 이공계 진학과 여성 공학인재 양성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3년간 15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올해부터 여성공학인재 양성사업(WE-UP)를 추진한다고 밝히고 24일 기본계획을 확정해 발표했다. 교육부는 “여성 친화적으로 공대의 교육시스템을 개편하고 기업과 사회수요 맞춤형 여성 공학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사업 공모를 통해 8곳 내외의 대학에 올해부터 연간 총 50억 원씩 2018년까지 3년간 150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한 학교당 지원금은 여학생 수 등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며 1곳 당 최대 10억 원 가량이 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각 대학의 공대 내 교육과정, 진로와 취업, 문화개선 등 3가지 측면에서 진행된다.

교육과정은 융합전공이나 새로운 수요를 반영해 교육과정을 개선하고, 전공트랙을 신설하고 관련 전공이나 교양과목을 만드는 식으로 이뤄진다. 진로와 취업은 인턴십 기회를 제공하거나 생애주기를 고려한 진로정보를 대학이 제공하게 된다. 공대 내 문화를 바꾸기 위해 여학생을 고려한 교육방법론을 개발하거나 여학생을 배려하는 학내 문화를 조성하는 방향으로 이뤄진다.

사업선정을 원하는 대학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사업계획을 작성해 공모에 응하면 된다. 교육부는 “이번 사업은 자율공모 방식이기 때문에 각 대학이 특성과 여건에 따라 자유롭게 사업을 계획하고 성과목표를 정하고 필요한 예산도 스스로 정하면 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현재의 대학 규모나 여건보다는 잠재력과 발전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선정대학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이공계 학과가 있고 여학생이 재학 중인 4년제 대학이면 지원 가능하다. 한 대학 내에서 1개 학과가 지원하거나, 또는 여러 개 학과가 연합해 사업단을 구성하는 방식도 가능하다. 다른 대학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현재 여성기술인력은 우리나라 전체 산업기술인력의 11.6%(6만8721명)에 불과하다. 또 여성의 대학진학률은 꾸준히 오르고 있지만 공학계열 여학생 비율은 지난해 기준으로 17%로 여전히 저조하다. 공대에 진학한 여학생도 적응을 하지 못해 다른 과로 전과를 하거나 공학과 무관한 분야로 대학원에 진학하는 경우도 많다. 때문에 대학이 효과적으로 여성 공학인재를 양성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부는 응모 대학의 신청을 받아 7월 중 평가를 거쳐 8월에 사업대학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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