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바라지 골목 강제퇴거, 용역업체 vs 주민 충돌…박원순 “철거 막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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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5월 17일 17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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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무악동(옛 서대문구 현저동) ‘옥바라지 골목’의 모습/사진=동아DB
서울 종로구 무악동(옛 서대문구 현저동) ‘옥바라지 골목’의 모습/사진=동아DB
박원순 서울시장이 17일 ‘옥바라지 골목’에서 주민들을 강제 퇴거시키려는 지역개발사업조합을 향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골목철거를 중단 시키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6시 40분경 서울 종로구 무악동 ‘옥바라지 골목’에서 지역재개발사업조합 용역업체 직원 60여 명과 농성하던 주민 및 시민단체 회원 50여 명이 물리적 충돌을 빚자 오전 11시 30분 경 현장을 찾아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공사를 막겠다”고 말했다.

이날 박 시장이 현장을 찾은 ‘옥바라지 골목’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 등 서대문형무소 수감자의 가족이 생활하며 옥바라지를 한 것으로 알려진 무악동 46번지 일대를 말한다.

지역 주민 및 녹색당·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 회원 등으로 구성된 옥바라지 골목 보존 대책위원회는 옥바라지 골목이 백범 김구 선생과 그 가족들의 애환이 서린 역사의 현장이기 때문에 골목을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재개발 시행사인 롯데건설은 옥바라지 골목이 포함된 무악2구역 재개발지구 약 1만㎡(약 3025평)에 아파트 195가구를 지을 계획이다.

이날 지역개발사업조합과 주민들의 충돌은 최근 재개발사업조합 측이 주민들을 상대로 낸 명도소송에서 승소한 후 지난 4일 주민들에게 11일까지 자진 퇴거하라고 강제집행 예고장을 보냈으나 응하지 않자 강제 집행에 나서면서 발생했다.

조합 측과 주민의 몸싸움 과정에서 주민 1명이 쓰러져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충돌 현장을 찾은 박 시장은 손해배상을 불사해서라도 철거공사를 막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월 서울시는 조합 측에 “사전 협상이 완료되지 않았고, 옥바라지 골목 등의 보존 방안에 대해 현장조사를 하고 있으니 철거 유예 조처를 해 주시기 바란다”는 공문을 보냈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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