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랍속 잠자고 있는 ‘서울’을 찾습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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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올림픽 봉사증-공중전화카드 등… 250여명 소장품 80만점 사연 모아
서울문화재단 연말까지 자료 수집… 시민생활사박물관 등 13곳에 제공

은평향토사학회장 박상진 씨(53)가 수집한 2005년 주택복권과 버스승차권, 토큰. 서울문화재단 제공
은평향토사학회장 박상진 씨(53)가 수집한 2005년 주택복권과 버스승차권, 토큰. 서울문화재단 제공
“엄마가 힘들었던 시절에 마이클 잭슨 음악을 들으면서 힘을 얻으셨거든요. 그때부터 모은 것들이에요.”

조유정 씨(36·여·서울 광진구)가 세계적인 팝스타 마이클 잭슨과 관련된 물품을 모으는 이유다. 조 씨의 어머니가 처음 시작한 것으로 대를 이은 ‘애장품 수집’이 벌써 40년째다. 마이클 잭슨의 음악이 담긴 카세트테이프와 LP레코드부터 비디오테이프 피규어 엽서 등 조 씨 모녀가 수집한 물품은 200여 점에 달한다.

서울 은평구에 사는 박상진 씨(53)는 1940년대 발급되거나 판매된 주민등록등본, 대학 학생증, 편지지 및 봉투 등을 지금까지 보관하고 있다. 오래된 공중전화카드와 성냥갑도 있다. 역사에 대한 관심 덕분에 ‘은평향토사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박 씨는 본인이 직접 수집하거나 회원들이 건네준 물품 20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두 사람은 그동안 자신이 모은 수집품의 사진을 꼼꼼하게 촬영하고 사연을 적어 최근 서울문화재단 문화자원기증센터에 제공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서울문화재단이 진행하고 있는 ‘서울을 모아줘’ 캠페인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페이스북을 통해 진행 중인 ‘서울을 모아줘’ 캠페인은 근현대 서울 생활을 확인할 수 있는 소장품들의 사진 및 정보목록을 수집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참여한 ‘시민 수집가’는 250여 명. 서울에 거주하지 않는 시민들도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덕분에 지금까지 약 80만 점의 소장품 정보와 사연이 모아졌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 참가한 ‘자원봉사증’부터 5호선 노선도가 그려진 개통기념 승차권, 1990년대 인기가 높았던 ‘만득이 유머시리즈’ 자료 등 다양한 물건이다.

캠페인에 모인 각양각색의 정보는 2018년을 전후로 설립될 예정인 시민생활사박물관과 사진미술관 서울공예박물관 봉제박물관 등 13개 박물관에 제공된다. 각 박물관이 해당 물품의 소장을 희망할 경우 수집가를 직접 찾아가 기증 여부와 방식 등을 협의할 수 있다.

캠페인은 올해 말까지 진행된다. 6월에는 캠페인에 참여한 시민 수집가들이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행사도 열린다. ‘서울을 모아줘’ 캠페인 정보는 페이스북(facebook.com/museumseoul)이나 서울문화재단 문화자원기증센터(02-3290-7192)에 문의하면 된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서울#추억#서울문화재단#시민생활사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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