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도시재생계획안 확정
경매장 갖춘 현대식 시설 탈바꿈… 허위매물 근절 정보시스템 구축
부품상가 현대화 수출거점 조성
1979년 11월 서울 성동구 장안평에 중고차 매매시장이 조성됐다. 영등포 노량진 등 곳곳에 흩어져 있던 중고차 매매업체들이 장안평으로 속속 모여들었다. 전성기 때는 유동인구가 하루 2만 명에 달했고 거래 중고차는 800대가 넘었다.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의 ‘중고차 메카’였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수도권 곳곳에 대형 중고차 매매단지가 조성되면서 장안평은 조금씩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현재 장안평의 모습은 초라할 정도다. 전체 중고차 시장 규모는 연 350만 대로 커졌지만 장안평의 거래량은 1만 대 수준으로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온라인을 통한 거래가 활성화되고 일부 딜러의 ‘허위 매물’ 영업에 소비자 발길이 줄었기 때문이다.
침체에 빠진 장안평을 살리기 위해 서울시가 11일 ‘장안평 도시재생 활성화 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40년 가까이 된 중고차 매매센터를 완전히 새로 짓는다. 매매장과 경매장, 각종 업무시설, 자동차 방송을 위한 스튜디오, 박물관까지 들어선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매매센터가 있는 3만 m² 부지의 용도제한을 해제해 용적률을 현재 106%에서 600%로 대폭 올리기로 했다. 2018년 상반기 착공해 2021년 준공할 계획이다.
소비자들이 장안평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통합정보 시스템을 구축해 허위 매물을 근절하고, 매매 중고차의 성능점검기록부와 주행거리 데이터베이스(DB)도 만든다. ‘착한 딜러’ 육성을 위한 교육사업 및 인증제도 시행된다. 매매센터 정비가 이뤄지면 노후한 자동차 부품상가도 현대화한다. 현재 부품업체 1100여 개가 밀집한 상가는 진열공간과 물류시설이 매우 부족하다. 서울시는 공간 확충과 함께 수출지원센터를 도입해 자동차부품 수출의 거점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또 신(新)산업으로 떠오른 자동차 튜닝 육성을 위해 영세 사업체를 지원한다. 중고 부품을 분해하고 보수하는 과정을 거쳐 재사용 가능한 제품으로 만들어내는 재(再)제조산업 활성화를 위해 ‘재제조 혁신센터’도 새로 짓는다.
이 밖에 ‘자동차는 장안평’이라는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천호대로에 자동차 상징거리를 조성하고 자동차 축제도 연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1900여 개 업체, 5400여 명이 근무하는 장안평 중고차 시장이 자동차 ‘애프터마켓’의 중심지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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