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보이’ 야구장에 돌아온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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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무시한 졸속” 여론에 규제 철회… 국세청, 와인 배달 허용… 치맥도 검토

올 시즌 야구장에서 아웃된 ‘맥주보이’를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국세청은 야구장 맥주보이를 허용하기로 결정했다고 21일 밝혔다. 또 선물로 주고받는 와인 배달을 허용하고, ‘치맥 배달’(치킨집에서 생맥주를 배달하는 것)도 국민 편의 차원에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국세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야구장에서 맥주의 이동식 판매(맥주보이)를 규제한다는 방침을 11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통보했다. 영업장에서만 주류를 판매할 수 있는데 야구장 객석은 영업장이 아니기 때문에 맥주보이는 주세법 위반이라는 해석에 따른 조치였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야구팬들이 집단 반발하고 불합리한 규제라는 여론도 거세졌다. 이에 식약처는 “제한된 공간(야구장)에서 입장객을 상대로 고객 편의를 위한 현장판매이므로 맥주보이를 허용할 수 있다”고 법령 해석을 바꿨다. 국세청도 식품위생법상 영업허가를 받은 이가 세무서에 신고하면 주류 판매면허를 자동으로 부여하는 주세법 규정을 토대로 맥주보이를 허용하겠다고 방침을 수정했다.

KBO는 21일 맥주보이가 활동했던 경기장을 안방으로 하는 5개 구단(두산, LG, 롯데, 삼성, KT)에 국세청의 새로운 방침을 전달했다. 업계에서는 조만간 맥주보이가 야구장 곳곳을 찾아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야구팬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다. 야구팬 전모 씨(34)는 “현장에 대한 이해와 애정 없는 졸속행정을 시도하다 여론이 들끓자 그때서야 물러선 꼴”이라며 “앞으로는 전문가와 팬들의 의견 수렴부터 먼저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세종=박민우 minwoo@donga.com / 강홍구 기자
#맥주보이#야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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