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일반고 학생들, 문-이과 체제 벗어나 자유롭게 과목 선택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9일 16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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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일반고 학생들은 앞으로 문·이과 체제를 벗어나 흥미와 진로를 고려해서 직접 과목을 선택해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된다. 학교는 학생 수요에 따라 기존에 없던 다양한 선택과목을 개설할 수 있고, 여건에 따라 인근 학교들과 공동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서울시교육청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개방-연합형 종합캠퍼스 교육과정’을 올해 2학기 시범학교 운영을 시작으로 도입한다고 19일 밝혔다.

먼저 학생들은 과목을 자유롭게 선택해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된다. 현재는 문과반과 이과반으로만 나눠 각 반 학생들에게는 동일한 과목의 수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앞으로는 학생들이 개인별로 과목을 선택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문과 학생들이 이과 수업을 들을 수 있고, 반대로 이과 학생들도 문과 수업을 듣는 것이 가능하다. 또 새로 개설되는 과목을 선택해 들을 수 있다.

국가교육과정에 따른 필수이수단위를 충족하면 나머지는 학생의 희망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필수이수단위를 집중적으로 마친 뒤 나머지 학기에 학생이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듣는 것도 가능하다.

인문사회·자연공학·수학중점 등 보통교과 중심으로 과목을 선택해 수업을 들을 수 있고, 음악·미술·체육 등 예체능교과 중심으로 선택하는 것도 가능하다. 실용·직업기능 중심 또는 자유교양 과정 등도 가능하다. 또 진로 탐색 및 진로 연계 과목은 고등학교 과정 중에 최소 5개(15단위 이상)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학생들의 수요와 학교의 여건에 따라 다양한 선택과목이 도입된다. 시 창작, 영화의 이해, 마케팅, 반려동물 관리 등 일반고에도 다양한 과목이 개설된다. 다만 1개 학교에서 제공할 수 있는 선택과목의 수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인접한 학교들이 공동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예를 들어 A고에서 시 창작 과목을 개설하면 A고 학생뿐만 아니라 B고와 C고 학생들도 와서 듣는 식이다. B고와 C고에서는 다른 선택과목을 운영하며 다른 학교 학생들에게도 개방하는 방식이다.

시교육청은 2학기부터 시범학교를 지정해 운영하기로 했다. 시범학교에서는 문·이과의 구분이 없는 ‘무계열 학급’을 만들고 기존 50분 수업에 10분 휴식을 하는 일률적인 수업형태에서 벗어나 100분 수업에 20분 휴식을 갖는 ‘블록타임 수업’ 등도 이뤄진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2018학년도부터는 전면적으로 실시된다. 이를 위해 시교육청은 직업 세계를 보여주는 학생 선택과목 안내서를 개발해 보급하고, 학교 교육과정 편성 절차·운영 매뉴얼을 개발하기로 했다. 또 학교가 다양한 선택과목을 개설하고 교사가 교육과정 운영의 재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교육감 승인 신설과목을 개발하고 추가적인 학급 운영에 필요한 강사비 지원, 순회 강사 근무제도 보완 등 지원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일반고는 학력 격차, 학업 의욕, 진로 희망 등에서 다양한 학생들이 존재하는 종합학교의 성격을 띠고 있지만 경직된 교육과정에 얽매여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 방안을 통해 학생들이 희망하는 과목을 선택할 수 있어 더욱 분명한 학업 동기와 의욕을 갖고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덕영기자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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