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손문기]인생을 덜 짜고 덜 달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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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문기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손문기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돌 뚫는 화살은 없어도 돌 파는 낙수(落水)는 있다’라는 속담이 있다. 아주 작은 노력이라도 끊임없이 계속하면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교훈이다.

최근 우리 식생활에서도 작은 노력들이 모여 조용하지만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염장 식품과 국물 음식을 즐겨, 짜게 먹는 식습관이 고착화되어 있는 우리 식생활에 점차 싱겁게 먹는 것이 건강에 좋다는 새로운 식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정부가 2010년 나트륨 섭취 줄이기 운동을 시작한 이후 나타난 결과다. 특히 2010년 당시 4878mg에 달했던 나트륨 섭취량(세계보건기구·WHO 권고기준의 2.4배)은 2014년 3890mg으로 4년 만에 20%나 줄었다. 당초 정부 계획보다 4년이나 앞당긴 결과다. 나트륨 저감 정책 선도국가인 핀란드가 20% 저감에 20년이 걸리고, 일본은 10년 걸린 것에 비교하면 유례없는 성과다. 정부와 국민, 업계, 학계 등 모두가 한마음으로 나트륨 섭취 줄이기를 실천한 덕분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덜 짜게 덜 달게 먹는’ 식습관을 유도하기 위해 당류 저감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한번 형성된 식습관은 고치기 어렵고 ‘달고 짜게’ 먹게 되면 비만, 당뇨, 고혈압 등이 발생할 위험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욱 높아지게 되어 천문학적인 사회경제적 비용이 든다.

특히 우리 국민은 ‘단맛’ 나는 가공식품에 대한 소비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어린이와 청소년을 중심으로 당류 섭취량이 증가하는 추세다. 정부가 만성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가장 시급하게 개선해야 할 점으로 국민의 식습관을 꼽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러한 상황들을 반영하여 2020년까지 가공식품을 통한 당류 섭취량을 줄여 당을 적정한 수준으로 섭취할 수 있도록 관리할 예정이다. 특히 당 함량을 줄인 식품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단맛에 익숙해진 식습관과 인식을 개선하는 정책을 펼칠 계획이다.

2020년까지 우리 국민의 당류 섭취량을 적정한 수준으로 관리하는 것은 식습관과 연관되어 있어 쉽지 않은 목표다. 하지만 국민, 업계, 학계 등 모두가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참여한다면 결코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사소해 보이는 작은 노력들이 모여 세상을 바꾸는 원동력이 된다.
 
손문기 식품의약품안전처장
#나트륨 섭취 줄이기#식품의약품안전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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