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공사 통합’ 사실상 무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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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정協, 노조 반대 투표 결과 수용… 1년여 진행한 논의 중단하기로

서울메트로(지하철 1∼4호선)와 서울도시철도공사(지하철 5∼8호선)의 통합이 사실상 무산됐다.

서울시와 양 기관 노사가 참여하는 ‘지하철 노사정협의회’는 지난달 31일 열린 11번째 회의를 끝으로 통합 관련 논의의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양 기관 노동조합이 29일 실시한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통합안이 부결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서울시 관계자는 “노조 집행부는 통합 방침에 공감했지만 노조원의 반대 의견을 끝내 넘지 못했다”며 “통합을 더 이상 추진할 수 없게 된 상황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노사정협의회는 지난달 15일 △노동이사제 도입 △안전인력 직영화 △중복 인력 1000명 자연 감축 등의 내용을 담은 통합안을 내놓았다.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양 기관 전체 찬성률은 절반을 넘었지만, 메트로1노조의 51.92%, 메트로2노조의 52.65%가 반대해 부결됐다. 양대 노조가 반대한 가장 큰 이유는 인력 감축에 대한 실망감 탓으로 알려졌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노사정협의회는 두 기관이 통합해 비용 절감과 인력 효율화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의견을 모았지만 현장에서는 ‘사실상 구조조정이 아니냐’는 우려가 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1년 넘게 논의를 진행하며 노동이사제, 직접 고용 등 의미 있는 내용을 도출해 냈는데 논의가 중단돼 안타깝다”며 “이전까지 있었던 인력 충원 요구를 통합 이후로 논의하자고 미뤄 왔는데 그간 참아 왔던 것이 한 번에 터진 듯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양 기관 통합 추진은 어려워졌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메트로1노조 집행부는 다음 주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새로운 집행부가 구성된다고 해도 서울시의회 소관 상임위가 6월에 바뀌기 때문에 양 기관 통합은 백지 상태에서 새로 진행돼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통합 추진 당시 취지를 살려 시민 안전과 서비스 강화 방안, 재무구조 개선 등 혁신안을 계속 추진할 것이며 양 기관의 긴밀한 상호 협력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노조#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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