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캠퍼스, 일그러진 ‘봄’]환영회 또 막걸리 세례… “교수도 가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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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이어 익산 사립대 파문, 학생회 “액땜… 교수는 안뿌려”

이달 4일 전북 익산시의 한 대학 신입생들이 단과대건물 앞에서 얇은 옷차림으로 바닥에 앉아 선배들이뿌리는 막걸리를 맞고 있다. 출처 페이스북
이달 4일 전북 익산시의 한 대학 신입생들이 단과대건물 앞에서 얇은 옷차림으로 바닥에 앉아 선배들이뿌리는 막걸리를 맞고 있다. 출처 페이스북
부산의 한 사립대에서 오물을 섞은 막걸리를 신입생에게 뿌려 논란이 된 가운데 전북 익산의 한 대학에서도 이달 초 비슷한 일이 있었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익산시 모 대학에서 이달 4일 학과 신입생환영회를 하면서 신입생들에게 막걸리를 뿌린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신입생들은 꽃샘추위 속에서 사범대 건물 앞에 모여 반팔 티셔츠와 반바지 차림으로 파란색 천막을 바닥에 깔고 고개를 숙인 채 줄지어 앉았고 선배들은 신입생들에게 막걸리를 뿌렸다.

문제의 환영식은 사진과 함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시되면서 부산의 ‘오물 막걸리 세례’ 논란에 이어 일파만파로 퍼져나갔다. 게시 글에는 “날씨가 우중충하고 추운데 신입생들을 모이게 한 뒤 교수 먼저 (막걸리를) 조금 뿌리고 선배들이 신입생들에게 막걸리 쏟아부음” “환영회 행사에 막걸리 100병은 썼을 것” “행사가 끝난 뒤 씻는 시간을 적게 줘 제대로 씻지도 못했고 냄새가 안 빠져 옷을 버린 애들도 있다”고 당시 상황이 상세히 묘사돼 있다.

행사를 주최한 학생회는 29일 학교 내부통신망에 “오래전부터 신입생환영회를 액운을 없애는 고사(告祀) 형식으로 치러왔다. 신입생과 학우들에게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끼친 점은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교수가 행사에 참여해 신입생에게 막걸리를 뿌렸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 금일봉을 전달하기 위해 식전행사에 참여했지만 덕담을 하고 바로 퇴장했다”고 해명했다.

익산=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환영회#막걸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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