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등급 매기고 성추행까지…30대 초등학교 교사, 결국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8일 17시 19분


코멘트
학생을 동물에 비유하거나 등급을 매겨 차별대우를 하고 성추행까지 한 30대 초등학교 교사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형사2부(부장 김대현)는 미성년자 강제 추행 등의 혐의로 박모 씨(39)를 구속기소했다고 1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박 씨는 2010년 3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서울 금천구에 있는 초등학교 두 곳에서 교사로 일하며 담임을 맡은 학생들을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씨는 학생들을 사자와 호랑이 표범 여우 토끼 개미 등 동물이나 애니메이션 ‘뽀로로’에 나오는 캐릭터 이름에 순위를 매긴 ‘최상에디’ ‘에디’ ‘포비’ ‘뽀로로’ 등 등급으로 나눠 관리했다. 자신을 욕하는 학생을 고자질하면 높은 점수, 반항하면 낮은 점수를 줬다.

또 높은 등급을 받으면 방학숙제 면제권, 급식 순서 우선권 등을 제공했다. 등급이 낮거나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공격”이라고 지시하고 모든 학급생들이 해당 학생을 향해 손가락질하거나 소리를 지르게 했다. 특정 학생에게는 ‘사랑의 매’라는 역할을 주고 지우개나 연필을 떨어뜨리는 학생을 때리도록 강요했다. 학생에게 “국민 등신” “느림보 새끼” 등 욕설을 하거나 화가 날 때마다 검은색 장갑을 끼고 주먹을 쥐거나 연필을 부러뜨려 겁을 줬다.

박 씨는 6학년 여학생들을 성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2010년 여름 6학년 담임을 맡고 있을 때 여학생 2명을 서대문구 이화여대 근처로 데려가 짧은 치마와 티셔츠를 사주고 다음 날 입고 오라고 강요했다. 여학생들이 옷을 입고 온 날에는 방과 후에 교실에 남도록 한 뒤 허벅지를 만지며 추행했다. “스타킹 느낌이 이상하다. 스타킹을 벗지 않으면 등급을 낮추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또 다른 여학생 2명에게도 허벅지와 엉덩이를 만지는 등 강제 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주영기자 aimhigh@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