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 제조사 전·현직 임원29명 추가고발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2월 23일 15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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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원인을 알 수 없는 폐질환으로 임산부와 영유아 143명이 잇따라 숨진 일명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의 피해자들과 시민단체가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 전·현직 임원들을 추가 고발했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과 환경보건시민센터는 23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살인제품을 만들어 판 살인기업 전·현직 임원들을 구속 처벌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2015년 12월 말까지 환경부에 접수된 3차 가습기살균제 피해신고자와 2016년 1월 한달동안 환경보건시민센터에 접수된 추가피해 신고자를 합하면 사망자 83명을 포함해 954명”이라며 “1·2차와 합하면 사망 226명 등 모두 1484명이 피해를 입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지난 2012년 1차 고발, 2014년 2차 고발, 2015년 3차 고발에 이어 이날 4차 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했다.

이번 고발장에는 가장 많은 피해자는 낸 옥시레킷벤키저의 현재 대표이사인 아타울라시드사프달 등 전·현직 임원 29명이 피고발인으로 적시되어 있다. 옥시싹싹 가습기당번은 전체 피해자의 약 80%가 사용한 제품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1998년 옥시가 처음 제품을 판매했을 당시부터 2016년 2월 현재까지 19년 동안 법원의 등기부에 올라있는 옥시레킷벤키저의 등기임원을 조사했고 총 29명을 찾아냈다”고 설명했다. 14명이 한국인이고 나머지 15명은 외국인이다.

이들은 “옥시레킷벤키저는 자사 제품 옥시싹싹 가습기당번으로 전체 사망자 226명의 약 80%인 180여 명을 죽이고 1000여명을 다치게 한 살인기업”이라며 “이들은 옥시싹싹 가습기당번 제품의 판매이익을 가장 많이 가져간 자들이기에 당연히 책임도 크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직 외국인 임원 4명과 14명의 한국인 전직 임원 등 18명은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어 모두 출국금지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책임자들 중 외국인 11명은 전직 임원이므로 이들은 외국에서 소환해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피해자 가족들은 내 손으로 사서 넣어준 가습기살균제 때문에 사랑하는 가족이 죽고 다쳤다는 자책감과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며 “피해자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달래는 길은 가해기업의 책임자들을 구속 처벌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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