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회사 임원 잘 안다” 투자자들 속여 23억 챙긴 브로커 덜미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2일 19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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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회사 고위 임원을 잘 안다며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투자자들을 속여 23억여 원을 챙겨 잠적했던 주식 투자 브로커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노모 씨(47)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과 피해자들에 따르면 노 씨는 지난해 9월 “대형 제약회사의 계열사인 N사(비 상장회사)의 장외주식에 투자하면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며 투자자들을 끌어들였다. 장외주식 매수의 어려움을 이유로 머뭇거리는 투자자들에게 노 씨는 “N사의 고위 간부와 잘 아는 사이”라고 속여 이들을 안심시켰다. 이에 투자자 20여 명은 지난달 26일까지 계약금과 잔금 등의 명목으로 23억4000만 원을 수차례에 걸쳐 노 씨에게 보냈다.

하지만 약속과 달리 투자자들은 주식을 건네받지 못했다. 이에 더해 주식 거래내역서와 인감증명 등이 위조됐다는 사실을 알아챈 투자자 3명은 이달 5일 노 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노 씨는 아파트에서 떨어져 전치 4주의 진단을 받고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 입원했다. 이후 “여동생이 사는 곳에서 치료를 받겠다”며 경기 남양주시로 병원을 옮긴 그는 18일 잠적했다. 체포영장을 발부 받은 경찰은 20일 서울 금천구의 한 호텔에서 그를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노 씨가 입원 중인 점을 감안해 방문조사를 벌일 계획이었다”며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를 받을 수 있는데도 잠적하면서 되레 범행 사실을 증명한 꼴이 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확한 피해 규모 등을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유승진 채널A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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