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국수’ 조훈현 기념관 영암에 건립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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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까지… 전시실-대국실 등 갖춰

국수(國手)란 나라에서 바둑을 제일 잘 두는 사람을 일컫는다. 조훈현 9단(63·사진)은 1975년부터 1985년까지 국수전을 11연패했다. 바둑판 위에서 빠른 판단으로 상대의 허를 찌르고 인내와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 온 그는 한국 바둑의 상징이었다. 바둑 실력뿐만 아니라 바둑에 대한 명인 의식과 훌륭한 인품을 지닌 그에게는 ‘영원한 국수’라는 호칭이 따라다닌다.

1970∼90년대 국내외 바둑계를 평정했던 조훈현 9단의 업적을 기리는 기념관이 전남 영암에 건립된다.

영암군은 최근 조훈현 국수와 ‘조훈현 기념관’ 건립 협약을 했다고 15일 밝혔다. 올해부터 2018년까지 10억 원을 들여 영암읍 월출산 기찬랜드 내 건강센터 건물을 리모델링해 기념관으로 사용한다. 기념관은 전시실, 영상관, 대국실, 기념품 수장고 등을 갖춘다. 조 9단은 협약에 따라 소장품을 무상 기증하고 어린이 바둑교실 운영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기증 소장품은 조 9단이 그동안 받은 트로피 160여 개와 바둑 관련 서적, 사진, 바둑판 등 용품이다.

조 9단은 목포에서 태어나 여섯 살 때 서울로 떠났다. 영암읍은 아버지가 태어난 곳이다. 기념관이 들어설 기찬랜드 인근 회문마을에는 조 9단의 친척들이 많이 산다. 조 9단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어릴 적 아버지 손을 잡고 영암읍에 자주 놀러 가곤 했다”며 “고향이나 다름없는 영암군이 기념관을 건립한다고 해 소장품을 기증하고 바둑 저변 확대를 위해 힘을 보태기로 했다”고 말했다.

영암군은 조훈현 기념관 조성을 계기로 국내외 바둑대회를 유치하고 시니어 바둑팀을 창단하는 등 바둑의 고장으로서 위상을 높이기로 했다. 전동평 영암군수는 “기념관은 바둑 동호인뿐 아니라 관광객에게 영암을 알리는 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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