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신성해야 할 울산 현충탑에 웬 나체상?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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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패실-출입문 나체 문양 논란

울산 현충탑 출입문의 여자 나체상. 경상일보 제공
울산 현충탑 출입문의 여자 나체상. 경상일보 제공
“현충탑 출입문에 웬 남녀 나체상?”

울산대공원(울산 남구 옥동) 내 현충탑 시설 중 일부인 위패실과 호국관 철제 출입문에 남녀 나체 문양이 새겨져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위패실은 울산 출신 호국영령 4299명의 위패를 모신 공간이며, 호국관에서는 6·25전쟁(1950년) 당시 북한군의 남침과 국군 및 유엔군의 반격 등에 대한 자료를 볼 수 있다. 출입문은 1층 호국관에 설치돼 있으며 호국관에 들어간 뒤 계단을 통해 2층 위패실로 올라갈 수 있다. 보훈단체 관계자 등에 따르면 호국관으로 들어가는 철제문에는 남자 나체가, 나오는 문에는 여자 나체가 각각 새겨져 있다. 남자 나체는 오른쪽 무릎을 세워 앉아 있으며 여자는 천이나 손으로 중요 부위를 가리고 서 있다. 이 현충탑은 1964년 6월 학성공원(울산 중구 학성동)에 건립돼 있던 충혼탑을 1996년 9월 46억9000만 원을 들여 이곳으로 옮긴 것이다. 현충탑 면적은 1만7957m², 탑 높이는 33m.

현충탑과 논란이 되고 있는 철제 주조 출입문 제작은 서울 남산미술원이 맡았다. 4·19혁명 희생 학생 위령탑과 국립묘지 조각 분수탑 등을 조각한 고 이일영 미술원장이 만들었으며 작품명은 ‘어머니, 조국과 함께!’다.

6·25참전유공자회 서진익 울산지부장(84)은 “신성해야 할 현충탑에 남녀 나체 문양이 있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당장 철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몰군경유족회 유철식 울산지부장(71)은 “현충탑은 예술가들만 보는 게 아니라 일반 시민과 학생들이 많이 찾아 호국정신을 배우는 곳으로 나체 문양은 ‘불순하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제작을 담당했던 남산미술원은 폐업했고 대표 작가도 작고해 작품 의도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민과 보훈단체 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철거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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