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피랍된 70대 한국인 남성 숨진 채 발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1일 14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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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 1월 피랍됐던 한국인 남성 홍 모씨(74)가 10개월 만에 숨진 채 발견된 것으로 1일 전해졌다. 홍 씨는 당시 민다나오 섬 삼보앙가 시에 있는 아들의 집을 방문했다가 괴한들에게 납치됐었다. 당국은 이 섬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이슬람계 반군인 아부사야프의 소행인 것으로 추정해왔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1월 피랍됐던 우리 국민(홍 씨)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필리핀 삼보앙가에 발견됐다. 현재 필리핀 당국과 가족이 현지에서 확인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그 동안 피랍자 가족과 함께 홍 씨 석방을 위해 노력해 왔다. 다만 피랍지역이 외국이고 반군 세력권 아래에 있어 석방 교섭과 구출 등은 필리핀 정부 주도로 이뤄져 왔다.

필리핀 GMA 방송 등 현지 언론과 AP통신 등 외신은 홍 씨의 시신이 지난달 31일 오후 10시30분(현지 시간) 필리핀 남부 술루 주 파티쿨 마을 도로에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외신은 시신에서 외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특히 AP통신은 아부사야프가 홍 씨의 몸값으로 5억 페소(약 121억여 원)를 요구했다가 홍 씨가 병에 걸리고 허약해지자 요구 금액을 대폭 낮췄다고 전했다. 고령인 홍 씨가 억류 생활이 장기화되면서 체력이 소진되고 제대로 먹지 못해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에 몰렸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재 구체적인 상황을 파악 중에 있으며 정확한 내용이 파악 되는대로 다시 설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숭호기자 sh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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