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세상]나를 사랑하는 방법

동아일보 입력 2015-10-13 03:00수정 2015-10-13 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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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지 헬스케어 홍보회사 엔자임헬스 차장
깡말라 주위의 걱정을 사던 초등학생 시절을 지나 날씬하던 사춘기를 보냈다. 대학교 1, 2학년 때만 해도 체질량지수를 측정하면 저체중에 가까운 정상을 유지했었다. 그러나 계속되는 술자리와 즉석음식이 대부분인 자취생의 밥상 탓인지 내 몸은 자꾸 부풀어만 갔다. 직장에 들어온 후 나의 몸은 내가 봐도 곤란한 지경에 이르렀다. 앉아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그나마 봐줄 만했던 배에도 살이 붙은 탓이다.

그래도 나는 계속 먹고 마셨다. 다이어트를 해보겠다는 말이라도 꺼낼라치면, 주변 사람이 맹렬히 뜯어말렸다. 예전에는 너무 날카롭고 예민해 보였다며, 오히려 부드러워 보이는 지금이 훨씬 낫다고 나를 달랬다. 먹는 것을 줄이고, 운동을 해보겠다고 결심했지만 그때뿐이었다.

처음 다이어트를 결심한 것은 5년 전쯤이다. 친구들과 찍은 사진 속의 내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사진을 뚫고 나갈 것처럼 몸이 부풀어 있었다. 체력에는 자신이 있었는데, 그즈음 조금만 무리해도 피곤했다. 더는 다이어트를 미룰 수 없었다.

여러 가지 다이어트 방법 중 처음 택한 것은 한 가지 음식만 먹는 다이어트였다. 사과, 포도 같은 과일만 먹거나 몸에 좋은 저열량 식품으로 식사를 대신했다. 결과는 실패였다. 음식은 훌륭했지만, 다양한 맛을 원하는 내 위장의 욕구를 충족시키지는 못했다. 다이어트용 식품만으론 만족하지 못하고 다른 음식까지 먹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결국 1차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 이후에도 다이어트 보조제나 다이어트에 좋다는 음식을 찾아내 먹어봤지만, 몸무게는 제자리였다. 고열량 음식을 끊지 못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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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음식을 먹지 못하면 스트레스가 급증하니까 차라리 양을 줄여보기로 했다. 술을 먹으면 폭식을 하니 우선 술자리를 피했다. 평소 먹던 것을 그대로 먹는 대신 양을 절반 정도로 줄였다. 주린 배는 토마토와 오이로 달랬다. 이 방법은 대성공이었다. 몇 달 만에 10kg 이상을 감량했다. 함께 다이어트를 시도했던 직장 동료들도 모두 성공했다.

꽉 끼어서 입지 못했던 옷들을 꺼내 입으니 온 세상이 내 것 같았다. 다이어트를 반대했던 지인들도 훨씬 더 건강해 보인다고 하니 자신감도 상승했다. 가볍고 행복한 날이 계속될 줄 알았다. 요요라는 불청객이 찾아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다이어트 성공의 기쁨에 취해 예전 생활로 돌아간 것이 문제였다. 식사량이 다시 늘었고, 냉정하게 끊어냈던 야식과도 다시 인연을 맺었다. 헬스나 요가 같은 운동도 꾸준히 하지 못했다. 바쁘다는 핑계로 빠지는 날이 더 많았다. 다이어트 성공 후 5년이 지난 올해, 빠졌던 몸무게의 절반 이상이 다시 내 몸으로 돌아왔다.

자고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고, 늘 피곤했다. 계단을 오르는 것도 전처럼 힘들어졌다. 때마침 결혼식을 앞두고 있었다. 다시 다이어트를 결심했다. 이번에는 식이조절과 운동을 함께 하는 정석을 따랐다. 가장 좋아하는 운동인 수영을 다시 시작했다. 외부 미팅이 많아 거를 수 없는 점심의 양을 줄이고, 저녁은 샐러드나 과일로 가볍게 먹었다. 석 달 넘게 노력한 끝에 처음 다이어트에 성공했을 때보다 조금 더 몸무게를 줄였다. 운동을 해서 좋아진 체력은 덤이었다.

건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일을 하면서도, 정작 나는 내 몸과 건강에는 소홀했다. 다른 젊은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건강의 중요함은 알지만, 살아가기가 바쁘다 보니 건강은 삶의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십상이다.

나도 내 몸은 ‘지금 건강하지 않다’는 신호를 보낼 때만 다이어트를 결심했다. 힘들지만 다이어트를 이어 나가는 이유도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어서이다. 소화가 잘되고, 몸도 한결 가벼워졌다. 과식하고 잠들었을 때보다 아침에 일어나는 일도 수월해졌다. 물론 언제까지 다이어트가 ‘성공’ 상태일지는 장담할 수 없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폭식하는 습관이 살아날 수 있고, 피곤해지면 운동을 거를 수도 있다. 그래도 언젠가는 다시 다이어트를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건강한 나를 만들려는 노력이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임을 지금은 알기 때문이다.

손수지 헬스케어 홍보회사 엔자임헬스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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