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 식품비, 초교 2802원〉고교 2795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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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섭취열량 초등생 1.4배인데… 단가 낮아 저가 식재료 사용 불가피
학운위서 결정… 인상 쉽지않아

서울지역 고교생의 급식 끼니당 식품비가 초중학생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2013년 서울지역 고교의 끼니당 평균 식품비는 2603원으로 중학교(2740원)보다 137원이 적었다. 또 지난해부터는 고교생의 식품비가 중학생은 물론이고 초등학생보다도 적어졌다. 2014년 끼니당 식품비는 초등학생 2770원, 중학생 2910원, 고교생은 2743원이었다. 올해 식품비는 초등학생 2802원, 중학생 2945원, 고등학생 2795원이다. 더 많이 먹어야 하는 고교생의 식품비가 중학생보다 지난해엔 167원, 올해는 150원이 적은 것이다. 식품비는 급식비 중 인건비, 관리비 등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식재료를 구입하는 데 사용하는 비용으로, 급식비의 70% 정도다.

이는 초중학교의 경우 무상급식으로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이 급식비를 부담하지만 고교는 일부 지원 대상자를 제외하면 본인 부담이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급식비는 학부모들이 참여하는 학교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하는데, 비용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충분한 인상이 이뤄지지 않는다. 서울지역의 한 고교 행정실장은 “솔직히 100원 올리는 것도 쉽지 않아 보통 2, 3년마다 급식비를 약간씩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는 초중학교는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해 매년 인상이 이뤄진다.

문제는 낮은 단가에도 불구하고 일정 수준의 칼로리와 양을 제공해야 하다 보니 싼 재료와 튀김 같은 건강에는 안 좋지만 고열량 음식을 제공하는 빈도가 높아진다는 것. 고교생은 체격이 큰 만큼 필요한 열량도 많다. 2014년 남학생 평균을 기준으로 고교 3학년은 키 173.4cm, 몸무게 68.1kg, 중학교 3학년은 169.6cm, 62.2kg, 초등학교 6학년은 152.0cm, 47.1kg이다.

이 때문에 학교급식법 시행규칙의 영양관리기준에 따르면 남학생을 기준으로 고교생은 900Cal, 중학생은 800Cal, 초등학교 4∼6학년은 634Cal 정도를 제공하도록 규정돼 있다.

A고 영양교사는 “중학생에 비해 고교생은 먹는 양이 1.5배 정도로 많다”며 “하지만 단가가 오르지 않다 보니 질보다는 양을 먼저 생각하고, 고열량 음식을 배정하는 빈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건강한 식단을 위해 급식에서 튀김류는 주 2회 이하로 제공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기 일쑤다. 최근 문제가 된 충암중고교는 평균 주 3회, 심지어 주 4회 이상 튀김류를 제공했다.

또 무상급식을 하는 중학교는 국내산을 위주로 사용하는 반면 고등학교는 수입 재료와 학교 공급용으로 만들어진 저가 공산품 식재료를 많이 쓴다는 지적이 있다. B고 영양교사는 “납품업체들도 중학교에는 국산 돼지고기를 납품하지만 고교에는 갈아서 나온 고기를 저가로 공급한다”며 “양은 늘려야 하는데 돈은 부족하니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급식#식품비#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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