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상형이라서…” 50대 택시기사, 20대 女승객 추행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1일 15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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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6시 50분경 A 씨(20·여)는 서울 서초구 지하철 9호선 사평역 부근에서 택시를 탔다. 운전기사의 전화번호를 알 수 있어 안전하다고 생각한 ‘카카오택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부른 택시였다. 뒷자리에 앉았지만 택시기사가 룸미러로 자꾸 힐끔힐끔 쳐다봐 불쾌해진 A 씨는 강남구 역삼1동 주민센터 근처에서 내렸다. 목적지에서 200m 못 미친 곳이었다.

A 씨를 빠르게 쫓아간 택시기사는 “왜 그러느냐”고 묻는 A 씨에게 “몰라서 그러느냐”며 다짜고짜 입을 맞추고 껴안으려 했다. 이후 기사는 A 씨를 택시 쪽으로 잡아끌었고 겁에 질린 A 씨는 비명을 질렀다. 주민들이 몰려들자 기사는 택시를 몰고 달아났다. 마침 근처에서 순찰을 돌던 수서경찰서 도곡지구대 소속 경찰관도 신고를 받고 바로 출동했다. 처음에 A 씨는 진술을 꺼렸다. 카카오택시 앱은 승객과 기사의 스마트폰에 서로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주기 때문에 기사가 자신의 번호로 전화해 해코지 할까봐 두려웠던 것이다.

A 씨를 설득해 자초지종을 들은 경찰은 그의 스마트폰에 남아있던 기사의 휴대전화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결국 기사는 이날 오전 8시경 도곡지구대에 나타났고 추행 사실을 인정했다. 수서경찰서는 택시기사 정모 씨(55)를 강제추행 혐의로 입건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1일 밝혔다. 정 씨는 “아직 미혼인데 택시에 탄 A 씨가 예쁘고 자신의 이상형이어서 달려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창규기자 k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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