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로 꼬리 물기하다간…교통사고 범행 타깃 ‘1순위’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16일 14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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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차로에서의 신호위반, 범행 타깃이 될 수 있습니다.’

대전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대장 김연수 경정)는 16일 대전지역을 거점으로 활동해 온 조직폭력배 ‘BD파’, ‘SM파’ 등 7개 파 233명을 붙잡아 이중 28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범행은 가짜 경유 판매, 미성년자 노래방 도우미 공급 등 다양했다. 조직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교차로에서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 125차례에 걸쳐 모두 8억 원 상당의 보험금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경찰이 밝힌 이들의 고의 교통사고 범행의 면면을 보면 교차로에서 신호를 위반할 경우 누구나 범행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교차로 꼬리 물기는 이들의 범행 대상 1순위였다.

경찰에 따르면 ‘SM파’ A 씨(23)는 동료 조직원과 함께 2013년 12월 대전 동구 용전동 동부사거리에서 신호를 대기하고 있다가 황색 등이 바뀌는 순간 맞은편에서 교차로 안에 진입하는 꼬리물기차량을 고의로 충돌했다. 꼼짝없이 신호를 위반한 상대방 과실이었다. 이들은 이 같은 방법으로 대전시내 5개 주요 교차로에서 모두 46차례에 걸쳐 동일한 범행을 저질렀다.
교차로 급정거도 전형적인 범행 수법이었다.

이들은 지난해 6월 27일 대전 중구 대사동 테미고개삼거리에서 교차로를 통과하다 신호가 바뀔 무렵 급정거해 뒤따라오는 차량이 추돌하도록 유도했다. 앞 차량이 교차로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하고 안전거리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던 뒷차량은 제 때 멈추지 못하고 추돌할 수 밖에 없었다. 이 같은 방법은 드러난 것만 17회에 달했다.

이 밖에 교차로 2차선에서 노면지시 표시를 위반하고 좌회전하려는 차량도 이들의 ‘먹잇감’이 됐다. 경찰은 이들 조직원 110명이 2011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대전시내 주요 교차로에서 이 같은 방법으로 125차례 교통사고를 일으켰다며 블랙박스 영상을 증거로 제시했다. 또 이들이 타낸 보험금은 모두 8억 원에 달하며 이는 고스란히 상대 차량의 자기부담금(면책금) 몫이 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교통법규를 자주 위반하는 교차로와 차량 유형을 사전에 파악하고 지역별로 범행대상을 분석하는 등 치밀하게 준비했다”고 밝혔다.

대전=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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