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 북성로 공구골목을 아시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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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美군수물자 호황 타고 전국의 모든 공구 대구로 집중
2017년까지 역사전통마을로 조성… 골목마다 볼거리-체험행사로 채워

대구 중구 북성로 공구박물관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전시된 작품의 사진을 찍고 있다. 대구 중구 제공
대구 중구 북성로 공구박물관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전시된 작품의 사진을 찍고 있다. 대구 중구 제공
대구 중구 대구역 사거리에서 북성로 방향으로 300m쯤 걸어가면 공구박물관을 만날 수 있다. 1930년대 쌀 창고였던 건물을 개조해 2013년 문을 열었다. 75m², 2층 규모로 기술자 작업실과 사무실을 재현했다. 일제강점기 때 썼던 공구 50여 점도 전시 중이다. 낡은 기계장치를 분해 조립하는 가족 체험 행사도 열린다.

북성로는 1950, 60년대 미군 군수물자용 공구를 유통하는 상점들이 모이면서 형성됐다. 당시 전국의 거의 모든 공구가 이곳에 집중될 만큼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수년 전부터 상권이 분산되면서 옛 모습을 잃었다.

중구가 북성로 일대 32만3000여 m²를 역사전통마을로 조성하고 있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 공모에 선정돼 올해부터 2017년까지 6억여 원을 들여 추진한다. 공구골목을 대표할 공업 기술 자료를 수집 중이며 디자인 전문가와 상인 등 10여 명으로 추진단도 구성했다. 공구 응용 기술과 부품 제작, 재생 사업 등의 기초가 되는 설명서를 만들어 청년들이 이어받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1차 목표다.

관광용 ‘장인 지도’도 만들어 홍보한다. 오랫동안 상점을 운영했거나 특색 있는 기술자를 중심으로 스토리텔링 작업을 한다. 15년 이상 경력이 있는 40여 명의 이야기를 발굴하고 있다. 12월에는 골목 작업 현장과 공구 제작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공구박물관과 가까운 곳에 기술예술융합소(100m²)를 만들어 활용한다. 내년부터 전국 규모의 창작 공모전도 열어 입상작을 전시할 계획이다.

주민이 참여하는 마을기업도 설립해 수익 창출과 관광 가치를 높일 방침이다. 연말까지 아이디어 4, 5개를 선정해 내년 3월 사업 제안서를 공모한다. 2년간 최대 8000만 원과 경영 상담 등을 지원해 창업을 도울 계획이다.

중구는 2012년부터 이곳에 추진 중인 도시 재생 사업과 역사 거리를 연계하고 있다. 최근 북성로에는 일제강점기 근대건축물을 리모델링한 상점이 잇따라 들어서 색다른 풍경을 보여 준다. 카페 삼덕상회와 한옥 숙박시설 등은 골목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1909년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 순종(재위 1907∼1910년)이 어가(御駕·임금이 타는 수레)를 타고 북성로와 경상감영 일대를 둘러본 역사를 배경으로 한 ‘어가길’ 복원은 내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현재 해당 구간인 달성공원∼북성로 약 1km를 정비하고 있다. 또 북성로∼서성로 1.6km에는 휴식 공간과 상징 조형물을 설치하고 있다. 인도와 차도에는 읍성 이미지를 넣은 돌을 깔 계획이다.

공구골목 인근 삼성상회(삼성그룹 발상지) 터를 출발점으로 국채보상운동의 발원지인 광문사 터(현 수창초교 후문) 등을 걷는 ‘구국의 길’(가칭)도 개발하고 있다. 11월까지 역사 이야기를 입힌 코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명주 중구 관광개발과장은 “대구의 근대 역사를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는 다양한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골목마다 새로운 볼거리와 체험 행사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구 북성로#공구골목#역사전통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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