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이사장 첫 공식 행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6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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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대신 호암상 시상식 참석

1일 서울 중구 서소문로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2015 호암상 시상식’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과 손병두 호암재단 이사장(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이 수상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1일 서울 중구 서소문로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2015 호암상 시상식’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과 손병두 호암재단 이사장(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이 수상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일 아버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대신해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했다. 지난달 31일 아버지로부터 삼성생명공익재단·삼성문화재단 이사장 자리를 물려받은 직후 첫 공식행사 참석이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서소문로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25회 호암상 시상식을 찾은 이 부회장은 손병두 호암재단 이사장, 고건 전 국무총리 등과 함께 무대 바로 앞 가운데 좌석에 나란히 앉아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이 부회장은 행사장으로 들어올 때는 포토라인이 설치된 로비 대신 별도의 입구를 이용했다. 주인공인 수상자들에게 쏟아질 관심이 분산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삼성그룹 관계자는 설명했다. 별도 인사말이나 격려사도 없었다. 이 회장 역시 호암상 시상식 때 격려사를 한 적은 없다. 삼성 관계자는 “호암재단 이사장이 행사를 주관하기 때문에 삼성 오너 일가에서 따로 연설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대신 이 부회장은 행사가 끝난 후 수상자에게 다가가 축하인사를 건네며 기념촬영을 했다.

호암상은 이 회장이 1990년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뜻을 기려 제정한 상이다. 매년 공학, 과학, 의학, 예술, 사회봉사 등 총 5개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이룬 인물에게 수여한다. 올해부터는 노벨상 수상자 2명 등 해외 석학들이 심사위원회에 참여해 검증 수준을 높였다. 이 회장은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기 전인 2013년까지 이 행사를 직접 챙겨왔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삼성 오너 일가를 대표해 시상식에 참석하면서 본격적인 ‘이재용 시대’를 알렸다는 해석도 나온다.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박근희 삼성사회봉사단 부회장을 비롯해 그룹 경영 수뇌부와 계열사 대표들도 대거 자리를 채웠다. 이 때문에 이날 시상식은 이 회장의 입원과 세월호 사고 등으로 비교적 침체됐던 지난해와는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손병두 이사장은 “올해는 이건희 회장이 호암상을 제정한 지 25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라며 “이 회장께 호암재단을 대표해 감사를 드리며 빠른 쾌유를 빈다”고 말했다. 수상자들도 수상 소감을 통해 이 회장의 쾌유를 기원했다.

시상식 후 서울 중구 동호로 신라호텔에서 열린 축하 만찬에는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았던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 등 삼성가 가족들이 참석했다. 만찬장에는 정의화 국회의장도 자리를 함께해 수상자들을 격려했다.

올해 호암상 수상자는 △과학상 천진우 연세대 언더우드 특훈교수 △공학상 김창진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교수 △의학상 김성훈 서울대 교수 △예술상 김수자 현대미술 작가 △사회봉사상 백영심 간호사 등 5명이다. 각 수상자는 상장과 순금 메달, 상금 3억 원을 받는다. 첫 회부터 지금까지 총 127명에게 199억 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이재용#이사장#이건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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