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참전 프랑스인, 유언따라 부산 유엔기념공원 안장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4일 15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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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기념공원 관리처는 한국전쟁에 참전한 프랑스인 고(故) 레몽 조셉 베나르 씨(87)가 15일 부산 남구 대연동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다고 14일 밝혔다.

본국으로 돌아갔던 참전 용사가 본인의 유언에 따라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한 유엔기념공원의 설치 및 유지를 위한 대한민국과 유엔 간의 협정’에 따라 전쟁 중 죽거나 부상을 당해 치료 중 숨진 전몰 용사들만 유엔기념공원에 안장이 가능했다. 유엔기념공원에 묻히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한 참전 용사들이 많았지만 지금까지는 규정상 허가되지 않았다.

고인은 1950년 11월 29일부터 1952년 1월 1일까지 참전한 뒤, 본국으로 돌아가 살다 올해 3월 1일 숨졌다. 그는 생전 가족들에게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꼭 묻어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유족들은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안장을 허용해 달라며 유엔기념공원 측에 꾸준히 민원을 제기했다. 베나르 씨가 숨지자 11개국으로 구성된 국제관리위원회는 최근 회의를 열고 참전 용사들도 사후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유족들은 베나르 씨의 유골과 함께 14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국제관리위원회는 향후 유엔군 참전용사의 안장 요청이 있을 때마다 회의를 통해 승인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날 오전 11시 열리는 안장식에는 베나르 씨의 부인과 아들 2명, 손자 1명 등 유족 4명과 평소 친분이 있던 가수 이승철 씨, 주한 프랑스 대사관 관계자 등 20여 명이 참석한다. 유엔기념공원에는 한국전쟁 당시 전사한 21개국 전몰용사 2300여 명이 안장돼 있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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