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혐의 이재홍 파주시장 ‘셀프 출석’ 논란…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9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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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수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이재홍 경기 파주시장(58)이 예고 없이 출석 조사를 자청해 이른바 ‘셀프 출석’ 논란을 빚고 있다. 9일 경찰에 따르면 이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경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를 찾아와 “조사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시장은 대기업 직원용 출퇴근 버스 운영권을 따내려는 파주시의 한 운수업체로부터 5000만 원을 건네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그는 2일에도 한 차례 경찰의 소환 조사를 받았다.

이 시장은 첫 소환조사 이후 “8일까지 재출석해 달라”는 경찰의 통보에 응하지 않았다. 그러다 예고없이 9일 오전에 찾아와 조사를 요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소환 조사에 응하지 않아 언제 출석할지 물어 봤지만 ‘알아서 갈 것’이라는 답만 돌아왔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의 셀프 출석을 놓고 경찰 내부에서는 ‘수사진 우롱’이라는 격앙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수사 관계자는 “특별한 사유 없이 조사에 응하지 않다가 갑자기 찾아와서 조사를 자청한 것은 처음 보는 광경”이라며 “수사를 하면서도 당혹스러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경찰 안팎에서는 이 시장이 자신의 출석 날짜를 꼼꼼히 저울질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마침 이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유서를 작성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벌어졌다. ‘대형 사건’이 터지며 이 시장에 대한 여론 관심도 줄었다는 평가다. 파주시 관계자는 “이 시장이 오전 회의에 불참해 그때서야 출석 사실을 알았다”며 “변호사와 출석 일정 등을 조율하는 만큼 시에서는 관련 내용을 모른다”고 말했다. 한편 이 시장은 이날 경찰 조사에서 뇌물수수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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