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단않고 통째 들어올리는 방식 유력… 900억 이상 들듯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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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인양하나]
정부가 검토중인 인양방식은

박근혜 대통령이 6일 세월호 선체 인양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세월호 후속처리를 둘러싼 논란이 인양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기류다. 박 대통령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결론이 나면”이라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정국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면 인양 쪽으로 무게중심이 실려 있다는 게 정치권 등의 일반적인 해석이다.

○ 내주까지 인양 검토 내용 공개

‘세월호 선체처리 관련 기술검토 태스크포스(TF)’는 당초 3월 말까지 세월호 인양이 기술적으로 가능한지에 대한 최종 보고서를 정부에 제출할 예정이었지만 기술 검토가 난항을 빚어 제출일을 4월 말로 미룬 상태다. 하지만 정부는 참사 1주년(4월 16일) 전에 중간발표 또는 최종 발표 형식으로 그때까지의 검토 내용을 우선 공개하기로 했다.

선체를 절단해 인양하는 방식은 배제했다. TF의 한 관계자는 “절단 인양 방식을 사용하려 했으면 벌써 기술검토가 끝났을 것”이라며 “시신 유실의 가능성이 크고 희생자 가족들도 반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TF의 최종 보고서가 나오면 정부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인양 여부를 결정한다.

○ ‘크레인+플로팅 독’ 방식 유력

현재 세월호는 수심 약 44m 지점에 가라앉아 있다. 배의 좌현 1∼1.5m가량이 바닥 진흙 속에 묻혀 있다. 세월호의 무게는 적재 화물, 침전물 등을 더해 9000∼1만1000t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인양하기 위해 선박 건조용 구조물인 ‘플로팅 독(floating dock)’을 활용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2012년 이탈리아에서 좌초한 11만4500t급 유람선 ‘코스타 콩코르디아호’ 인양에 쓰인 방법이다. ‘ㄷ’자 모양의 플로팅 독은 지면이 아닌 물 위에서 배를 조립하는 데 쓰이는 장비다. 물을 채우면 가라앉고 물을 빼면 떠오른다. 이 방식을 채택할 경우 해수면에서 약 20m 아래에 있는 세월호 우현에 구멍을 뚫어 100여 개의 체인을 거는 것부터 인양 작업이 시작된다. 1만 t급, 8000t급 대형 크레인이 동시에 투입될 예정이다. 사고 해역은 물살이 최고 6노트(시속 11.1km)에 이르는 데다 수심도 깊어 현장에서 바로 인양하기가 곤란하다. 따라서 대형 크레인으로 세월호를 해저에서 조금 들어올린 뒤 침몰 지점으로부터 북쪽으로 약 2.5km 떨어진 동거차도 인근 해역으로 옮기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곳은 수심이 25m 정도여서 해수면으로부터 3∼4m 깊이에서 작업할 수 있다.

동거차도 해역에서는 1만5000t급 플로팅 독을 선체 아래로 밀어 넣은 뒤 플로팅 독의 부력을 이용해 세월호를 물 위로 올리게 된다. 이후 대형 바지선이 플로팅 독을 끌고 항구로 이동한다.

○ 인양 기간 1년 넘을 듯

해수부는 인양 비용이 적게는 900억 원, 많게는 2000억 원이 들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기간은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고위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기간은 1년 내지 1년 반 내외가 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김우남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은 ‘세월호 선체 정밀탐사 결과 보고서’를 토대로 “선체는 전반적으로 온전한 상태이고 선체 주변의 해저 지형도 평탄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인양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의 의지 문제”라고 밝혔다.

세종=김준일 jikim@donga.com / 강경석 기자
#절단#인양#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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