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도박장 920곳 운영, 2000억 판돈 주무른 조직총책 결국…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9일 16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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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1000곳 가까운 도박장을 만들어 2000억 원대 판돈을 주물러온 한·중 합작 도박조직 총책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심재철)는 중국 곳곳에 인터넷 도박장 920여 곳을 개설해 운영한 혐의(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위반)로 총책인 한국인 변모 씨(54)를 구속기소하고 조직원 정모 씨(41) 등 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한국인과 중국인 30여 명으로 운영된 변 씨 조직은 2008년 5월부터 ‘20세부터 80세까지 도박을 즐기자’는 의미를 담은 ‘2080’이라는 이름의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어 바둑이와 포커 등 도박게임을 제공해왔다. 중국 곳곳에 만든 인터넷 도박장 920여 곳에 중국인이 방문해 현금을 내면 사이버머니로 환전해 도박 사이트에 접속하도록 하는 식으로 3년 동안 2000억 원 규모의 판돈을 만져왔다. 판돈의 10%는 본사-부본사-총판-매장 등 네 단계 피라미드 조직에게 수수료 명목으로 고루 분배됐다. 변 씨 등이 챙긴 금액만 50억 원에 이른다.

변 씨 조직은 한국 수원, 중국 선양(瀋陽), 웨이하이(威海) 등으로 국경을 넘나들며 본사를 수시로 옮겨 다니며 단속을 피해왔다. 칭다오(靑島) 옌타이(烟台) 다롄(大連) 등 중국 내 6곳에 부본사와 총판을 두고 도박장들을 인터넷으로 연결해 관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수사는 한·중 사법당국의 공조로 총책 체포에 성공한 사례다. 중국 공안당국은 2011년 5월 한국인 8명을 포함한 조직원 25명을 체포했지만 총책 변 씨는 한국으로 달아난 뒤였다. 중국 공안당국은 변 씨 등에 대한 조직 정보를 한국 검찰에 넘겼고, 검찰은 지난해 정 씨 등 한국인 조직원들을 붙잡아 재판에 넘긴 뒤 총책 변 씨를 집중 추적해 16일 체포했다. 검찰은 변 씨가 타고 다녔던 벤츠 승용차와 차명계좌 등 범죄수익에 대해선 추징 보전을 청구했다.

조동주기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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