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청주시 위탁 노인전문병원 정상화 ‘안갯속’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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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 수탁권 포기로 노사갈등 해결… 새 위탁자 못찾으면 폐쇄 가능성도

충북 청주시가 위탁 운영하고 있는 청주노인전문병원의 노사 갈등이 운영자의 수탁권 포기로 1년여 만에 일단락됐다. 청주시는 재수탁 공모에 나설 계획이지만 이전 운영자의 운영권 반납에 이어 현 운영자의 수탁권 포기까지 이어져 새로운 수탁자가 선뜻 나설지는 미지수여서 정상화까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청주시에 따르면 청주노인전문병원 민간 위탁 운영자인 한수환 원장은 “노조 측의 무리한 요구와 투쟁, 노동행정 관서의 비이성적이고 편파적인 행정처리, 청주시의 무리한 감사 등으로 인해 어떠한 희망을 찾을 수 없다”며 “이른 시일 내에 청주시가 직영할지, 아니면 다른 위탁 운영자를 선임할지 결정해 인수인계 절차를 진행해 달라”는 공문을 19일 청주시에 전달했다. 한 원장은 “2012년 3억9200만 원, 2013년 4억8100만 원, 지난해 6억4800만 원 등 적자에다 가압류 4대 보험 연체 등 경영 상황이 심각해 1월부터는 직원 월급조차 주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청주시가 1년 넘게 보류한 치매 거점병원 장비 지원 역시 받지 않고, 치매 거점병원 사업도 중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청주시가 국비 등 157억 원을 들여 2009년 세운 이 병원은 한 원장이 2011년부터 위탁 운영해왔으며 위탁 만료일은 12월 28일이다.

그러나 지난해 3월 시작된 노사 갈등이 결국 위탁 운영 포기로 이어졌다. 이 병원 노조 측은 체불임금 지급과 해고자 복직, 간병사 정년 재논의, ‘24-24-9’ 방식의 시간 3교제대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병원 측은 체불 임금은 법적으로 다룰 문제이고, 정년은 취업 규칙에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또 근무 체계는 현행 ‘10시간-14시간’ 2교대제가 합리적이라고 주장해 양측이 팽팽히 맞섰다. 이 과정에서 노조 측은 청주시에 한 원장과의 위탁계약 해지를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고, 이에 불안감을 느낀 일부 환자와 의료진이 병원을 옮기는 등 파행 운영이 지속돼 왔다.

청주시는 일단 이른 시일 내에 새 위탁 운영자를 공모할 계획이다. 하지만 노조 측에서 요구하는 시 직영은 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승훈 청주시장은 “청주지역의 여러 병원 측에 위탁 운영 문제를 알아봤지만 모두 거절했다”며 “새 위탁 운영자를 찾지 못한다고 해도 청주시가 직접 운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결국 새로운 위탁자를 찾지 못할 경우 현재의 노인병원은 폐쇄 수순을 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청주시는 이 병원이 문을 닫아도 현재 청주권 내에 이 병원의 환자들을 충족할 만한 병상 수는 확보돼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이 병원에는 150여 명의 환자가 입원해 있고, 청주지역 노인병원에는 300병상 이상의 여유가 있다. 청주시 관계자는 “계약에 따라 새로운 수탁자를 찾기 전까지는 한 원장이 운영하도록 돼 있어 당장 문을 닫는 등의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새로운 위탁자를 찾기 위해 곧 공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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