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4년만에 또…” 강원도 구제역 악몽 ‘스멀스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춘천-원주 돼지농장 3곳서 발생… 1500마리 도살처분… 확산방지 총력
“도내 사육 돼지 첫 감염” 당국 비상

강원 춘천시 동산면의 한 돼지 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가운데 24일 이 농장 인근 도로에 설치된 방역 초소를 차량이 지나가고 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강원 춘천시 동산면의 한 돼지 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가운데 24일 이 농장 인근 도로에 설치된 방역 초소를 차량이 지나가고 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강원 춘천과 원주의 돼지농장 세 곳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방역당국이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강원도에서는 철원의 축산농가가 구제역이 발생한 세종시의 한 농가로부터 사들여온 돼지가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은 적은 있지만 도내에서 사육 중인 돼지가 구제역에 감염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4일 강원도에 따르면 구제역 의심 신고가 접수된 돼지농장 세 곳의 시료를 채취해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정밀 검사를 의뢰한 결과 모두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도 구제역 방역대책본부는 23, 24일 이틀 동안 임상 증상이 나타난 돼지 1500여 마리를 도살 처분했으며 증상이 확인되는 돼지는 추가로 도살 처분할 방침이다. 또 주변 3km 이내 돼지농가에 대해 이동을 제한시켰고 주변 도로에 통제 초소 및 거점소독장을 추가 설치했다.

이번 구제역 의심 신고는 22일 오후 7시 10분경 접수됐다. A영농조합법인이 운영하는 춘천시 동산면 군자리 돼지농장에서 사육 중인 4216마리 가운데 6마리의 발굽이 빠지고 170마리가 식욕 저하 증상을 보인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잠시 후 같은 법인의 원주시 소초면 평장리 돼지농장에서도 사육 중인 9448마리 가운데 560마리가 수포 및 식욕 부진 증상을 보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어 23일 오전 A법인의 원주 농장에서 500m가량 떨어진 돼지농장(2300여 마리)에서도 구제역 의심 신고가 들어왔다.

조사 결과 A법인의 돼지농장은 춘천 원주 외에 횡성과 강릉에도 있고 이들 4개 농장에서 총 4만878마리가 사육되고 있었다. 또 경기 여주시에도 계열 농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감염 경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A법인 춘천 농장이 이달 초 같은 법인의 횡성 농장에서 새끼돼지 400여 마리를 입식한 것으로 확인돼 횡성 농장에서 사육 중인 돼지를 대상으로 임상 관찰을 했지만 현재까지 의심 증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A법인은 구제역 백신 접종 기준을 지키지 않아 과태료 처분을 받은 사례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제역 백신 접종 시 기준인 2mg 주사 기준을 지키지 않고 1mg만 처방했으며 구제역 항체 생성률이 30% 미만으로 나타나 지난해 10, 12월 두 차례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이 법인은 2011년 전국적인 구제역 파동 때에도 돼지 3만3000여 마리가 도살 처분되기도 했다.

강원도 관계자는 “감염 경로가 불분명해 관련 전문가들이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 설 연휴를 포함해 구제역 방역에 힘을 기울였는데 이렇게 뚫려 당황스럽고 허탈하다. 일단 발생한 이상 확산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강원도는 2011년 구제역 파동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당시 도내 661곳에서 사육 중인 소, 돼지 등 41만9081마리가 도살 처분됐고 이에 따른 보상금 2268억4600만 원이 지급됐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춘천#원주#돼지농장#구제역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