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인성 교육의 장, 학교스포츠클럽

  • 동아일보

김경숙 학교스포츠클럽 리그운영 지원센터장 인터뷰

학교스포츠클럽 스포츠스태킹대회에 참가한 초등생들. 학교스포츠클럽 리그운영 지원센터 제공
학교스포츠클럽 스포츠스태킹대회에 참가한 초등생들. 학교스포츠클럽 리그운영 지원센터 제공
김경숙 학교스포츠클럽 리그운영 지원센터장
김경숙 학교스포츠클럽 리그운영 지원센터장
“교육청 장학사님들과 간담회를 하면 학생들이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에 참여한 뒤 교우관계가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규칙에 따라 팀플레이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공동체의식을 배우게 되는 것이지요.”

학교스포츠클럽 리그운영 지원센터의 김경숙 센터장(이화여대 건강과학대학 체육과학전공 교수)의 말이다. 학교스포츠클럽이 활성화되면서 인성교육의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

학교스포츠클럽은 같은 학교 학생들이 축구, 배구, 농구, 배드민턴 등 관심 있는 운동별로 모여 활동하는 스포츠클럽 또는 동아리. 교육부는 학생들이 경기 결과보다는 과정을 즐길 수 있도록 학교스포츠클럽 리그를 운영한다.

학교스포츠클럽 리그운영 지원센터는 2013년 교육부가 지정한 이래 성공적인 리그 운영을 위한 통합서비스 제공(www.ksslc.or.kr), 학교스포츠클럽 및 리그의 홍보와 성과분석, 지역협의체 구성을 위한 컨설팅 및 지원, 현장 교사와 장학사들의 역량강화를 위한 연수교육과 함께 학교스포츠클럽 및 리그의 활성화와 내실화를 위한 정책제안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김경숙 센터장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에서 최근 만나 학교스포츠클럽의 중요성과 지원센터의 역할 및 성과를 들어보았다.

스포츠 활동보다 공부가 우선?

학교스포츠클럽은 전문적으로 체육활동을 하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운영되어 오던 기존 학교 운동부와 달리 체육활동에 관심이 있는 학생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학교 스포츠클럽은 주로 방과후, 토요일을 이용해 운영되며 중학교의 경우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을 교과 과정에 포함시켜 의무적으로 진행한다.

김 센터장은 “자녀의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을 반대하는 학부모도 적잖다. 운동보다는 공부가 우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스포츠 활동을 하면 몸을 움직이는 동시에 상황 판단을 해야 하기 때문에 오히려 뇌 기능이 활성화된다는 뇌 과학자들의 연구결과도 많다”고 말했다.

실제 2001년부터 5년간 미국 캘리포니아 공립학교 학생 90만 명을 대상으로 체력수준과 학업성적 간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꾸준히 체육활동을 한 학생이 학업 성취 점수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포츠 활동이 공부에 도움이 된 것.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은 학생들의 전인적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고 김 센터장은 설명한다. 그는 “스포츠 활동을 하면서 배우는 리더십, 협동심은 인생에서 꼭 필요한 덕목인 만큼 스포츠 활동을 눈앞의 입시와 연결해 생각하기보다는 10년 뒤를 내다보는 부모의 혜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리그=스포츠 축제의 장

교육부는 학교스포츠클럽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1년 내내 체육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리그를 권장, 확대하고 있다.

리그는 경기에 참가한 팀이 돌아가면서 모두 대전하는 경기 방식. 승리한 팀만 다음 경기를 치를 수 있는 토너먼트 방식과 달리 모든 팀이 서로 1번 이상 경기를 할 수 있다. 팀의 실력과 관계없이 1년 내내 체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 여기에 학교스포츠클럽 간 선의의 경쟁을 통해 학생들이 더 적극적으로 게임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동기를 심어줬다.

리그는 교내, 시·군·구, 시·도, 전국 단위로 나뉘며 각 리그 우승자는 상위 리그에 출전한다. 시·도 1, 2위 팀이 모이는 전국 학교스포츠클럽대회는 스포츠 축제로 자리 잡았다.

“리그는 실력을 겨루는 자리가 아니에요. 오히려 학습의 장이죠. 리그를 통해 꾸준히 스포츠 활동을 하며 페어플레이, 문제해결력, 배려와 나눔 등을 배울 수 있으니까요.”(김 센터장)

“지역 특성 맞는 스포츠클럽 리그 운영 필요”

학교스포츠클럽은 도입 후 10여 년간 크게 성장했다. 남은 과제는 ‘맞춤형 리그’를 개발하는 것.

우선 교육부는 여학생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티볼, 플로어볼, 스포츠스태킹 등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뉴스포츠를 확대하고 있다. 여학생들이 주로 참여하는 창작댄스를 전국 대회 종목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학교스포츠클럽 리그운영 지원센터는 다소 생소한 뉴스포츠 경기 운영 방식을 매뉴얼로 제작해 학교에 보급한다.

지역 특성에 맞는 리그 개발도 필요하다. 도서 산간 지역은 학생 수가 적고 학교 사이 거리가 멀어 리그 운영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 김 센터장은 “이들 지역은 2∼3일 동안 집중적으로 경기하는 등 지역별 특성을 고려한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년간 센터 구성원들과 17개 교육청, 177개 교육지원청을 다니며 현장의 이야기를 들었어요. 고생하시는 선생님, 장학사님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고민해왔죠.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학교스포츠클럽을 통해 학교가 건강해지는 걸 보면 보람을 느낍니다.”(김 센터장)

글·사진 이승현 hyunee@donga.com·윤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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