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분의 1초’ 분자의 탄생 순간 첫 포착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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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철 기초과학硏 그룹리더팀, 금 원자 화학결합 데이터 얻어

물분자(H2O)와 산소분자(O2) 등 분자는 원자끼리 결합해 형성된다. 하지만 지금껏 원자가 만나 분자가 태어나는 순간을 실제로 확인한 사람은 없다. 원자의 결합이 이뤄지는 데는 ‘1조분의 1초’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연구팀이 이 찰나의 순간을 세계 최초로 포착하는 데 성공해 결과를 과학학술지 ‘네이처’ 18일자에 발표했다.

이효철 기초과학연구원(IBS) 그룹리더(KAIST 화학과 교수)팀은 원자가 결합하는 짧은 순간을 잡기 위해 특수 광원인 ‘fs(펨토초·1fs는 1000조분의 1초) 엑스선 펄스’를 이용했다.

그 결과 금 원자끼리 화학결합을 형성해 분자가 되는 과정을 담은 데이터를 얻었다. 금 원자 사이의 거리는 원래 3Å(옹스트롬·1Å는 1억분의 1cm)을 훌쩍 넘었지만 화학결합을 형성한 뒤 2.8옹스트롬으로 줄어들었고 이어 금 원자끼리 나란히 배열돼 선형구조를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연구팀은 분자의 결합이 끊어지는 과정을 밝혀 ‘사이언스’에 발표한 적이 있다. 이번에 원자가 결합해 분자가 생기는 과정까지 관측하며 한 연구팀이 화학반응의 시작과 끝을 모두 밝히는 쾌거를 이뤘다.

연구팀은 특수광원을 이용한 이 실험 방법을 단백질 연구에도 응용할 계획이다. 단백질의 탄생 순간과 구조 변화를 밝혀 단백질의 반응을 제어하고 신약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기초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신선미 동아사이언스 기자 vami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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