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 당선후 돈줬어도… 지지 대가라면 부정선거”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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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돈 주고받은 2명 무죄원심 파기

농협 조합장 선거가 끝난 후에 돈을 건넸더라도 선거 당시 지지를 대가로 준 돈이라면 부정선거로 처벌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조합장 선거 전에 지지를 대가로 돈을 주기로 약속하고 선거 후 돈을 건넨 혐의(농업협동조합법 위반)로 기소된 서울지역 농협조합장 최모 씨(63)와 돈을 받은 전임 조합장 조모 씨(51)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일 밝혔다.

최 씨는 2009년 12월 서울지역 농협조합장 선거를 치르면서 당시 조합장이던 조 씨에게 지지를 부탁하며 당선 이후 매달 일정액을 주기로 약속했다. 조 씨는 1998년부터 12년 동안 해당 지역 조합장을 맡아 조합에서 영향력이 강했다. 최 씨는 당선 이후 2010년 2월부터 2012년 2월까지 17차례에 걸쳐 1350만 원을 조 씨에게 건넸다. 최 씨는 운전사의 처제 명의 계좌를 이용해 조 씨 사위 명의 계좌로 돈을 송금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1, 2심은 최 씨가 조합장 당선이 확정된 이후 조 씨에게 돈을 건넨 만큼 조합장 선거에서 당선될 목적으로 돈을 줬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농업협동조합법은 자신 또는 타인이 지역농협 임원 등으로 당선되게 할 목적으로 돈을 건네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1, 2심에선 선거가 끝난 뒤에 돈이 건네진 만큼 ‘당선되게 할 목적’으로 줬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그러나 대법원은 조합장 선거 이후에 돈을 줬더라도 선거 전 조 씨가 최 씨를 지지해 주는 대가로 매달 일정액을 건네기로 약속했다면 조합장에 당선되게 할 목적으로 이뤄진 행위라고 판단해 무죄 판결을 파기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조합장#당선#부정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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