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신연희 강남구청장 인터뷰 “구룡마을 사업 지연 누군가는 책임져야”

  • 동아일보

“추진과정 각종 불법 의혹 수사의뢰, 2020년 입주 목표… 최대한 빨리 추진”

“구룡마을 사업은 총체적 비리 보따리입니다. 비리 공무원은 반드시 그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24일 서울 강남구청 집무실에서 만난 신연희 강남구청장(사진)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신 구청장은 강남의 대표적인 판자촌인 구룡마을을 100% 수용하고, 토지주에게 현금으로 보상한 뒤 개발하는 데 서울시와 18일 합의했다. 오랜 갈등 끝에 극적으로 합의했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쌓인 앙금이 그대로 남은 듯했다.

구룡마을 개발 사업은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서울시가 개발비용 일부를 내는 대신 일정 규모의 땅을 토지주에게 돌려주는 일부 환지 방식으로 추진하면서 사업이 지연됐다. 이와 관련해 신 구청장은 “(사업 지연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며 업무를 추진해 온 서울시 전·현직 공무원과 SH공사 직원 등 5명을 최근 검찰에 고발했다.

그는 “개발방식과 공무원의 비리 혐의는 별개다. 개발방식에 합의했다고 해서 고발을 취하할 생각은 없다”며 “무혐의가 나면 내가 책임질 것”이라고 강경한 태도를 누그러뜨리지 않았다. 서울시의 개발방식을 지지했던 구룡마을 주민자치회 측의 회관도 이달 말까지 철거하라고 통보했고, 자치회장은 경찰에 고발했다.

한발 더 나가 신 구청장은 구룡마을 사업을 ‘비리 보따리’라고 성토하며 로비 의혹까지 제기했다. 그는 “2010년 지방선거 직전 아는 사람을 통해 ‘선거비용을 대주겠다’며 일부 토지주가 로비했다”며 “거절하니까 10명이 300만 원씩 쪼개서 3000만 원을 기부했고 확인 후 모두 돌려줬다”고 주장했다. 이어 “추진 과정에서 벌어졌던 각종 불법 부당한 의혹은 검찰에서 수사 중인 만큼 명명백백히 밝혀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다만 서울시와 개발방식에 합의한 이상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서라도 최대한 빨리 개발에 나서겠다고 했다. 그는 “보상이 정상적으로 마무리되면 늦어도 2017년에는 착공이 가능하고 2020년이면 실제 입주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신연희#강남구청장#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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