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사상 첫 집행부 직선… 위원장에 ‘쌍용차 파업 주도’ 한상균 유력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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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측 전재환 후보에 중간집계 앞서
총파업 공약 강경파… 勞政험로 예고

처음으로 조합원 직선으로 치러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 선거에서 한상균 전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장(52·사진)의 당선이 유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민주노총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중간집계에 따르면 한 후보는 18만2153표(51.6%)를 얻어 17만723표(48.4%)를 얻은 전재환 후보를 3.2%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다. 중간집계 개표율은 94.5%로 최종 집계 결과는 수도권 일부지역 개표 결과가 반영되는 26일 발표된다.

한 후보의 당선은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직선을 통해 사실상 ‘반란’을 일으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에는 ‘진보대통합’을 내세운 전 후보 측이 과거 국민파 등 주류 정파들의 지지를 모아 출마하면서 당선이 유력시됐다. 민주노총 내부의 좌파 ‘노동전선’ 그룹인 한 후보는 소수파로 분류돼 당선 가능이 낮은 것으로 평가돼왔다.

그러나 쌍용차 파업을 주도한 한 후보가 일반조합원들 사이에서는 인지도가 훨씬 높았고, 개혁을 열망하는 표심이 대거 반영되면서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한 후보는 쌍용차 지부장 시절 평택공장을 2009년 5월 21일부터 77일간 점거하고 불법 파업을 주도한 혐의로 3년간 복역했고, 출소 이후에도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171일간 송전탑 고공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한 후보 당선이 확정되면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둘러싼 노정(勞政) 갈등 역시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한 후보는 ‘즉각적인 총파업’을 대표 공약으로 내걸었고, 내년 1월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총파업 전략을 확정짓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노총 내부에서 이번 선거 결과를 둘러싼 잡음과 갈등이 터져 나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현재 일부 정파를 중심으로 무효표가 1만6000표에 달하는 것을 문제 삼아 선거결과를 부정하려는 움직임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 집계 결과 발표가 늦어지는 것도 이 같은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개표를 신중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선거 불복론이 확산될 경우 투쟁 동력은 크게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민주노총#한상균#민주노총 위원장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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