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수도권]친절한 ‘트리플A 택시’ 타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8일 03시 00분


코멘트

서울시, 서비스 평가… 우수업체 AAA-AA-A 3단계 인증마크

매년 연말 송년회를 마친 뒤 택시를 잡지 못해 추위에 떨었던 경험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행선지를 물은 뒤 고개를 저으며 그냥 지나치거나, 아예 ‘빈차’ 표시등을 끄고 다니는 택시가 적지 않아 시민들의 분통을 터뜨리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르면 내년 10월부터 이런 ‘나쁜’ 택시 대신 ‘친절한’ 택시를 골라 탈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버스나 지하철에 비해 서비스 개선이 뒤처진 택시에 대해 우수 택시 인증제를 도입해 경쟁을 유도하고, 우버에 대응할 택시 앱을 개발하는 등 ‘서울형 택시 발전 모델’을 마련해 시행하기로 했다.

○ 시민 배려하는 친절한 택시 골라 탄다

지난해 10월 택시의 기본요금은 3000원으로, 거리요금은 142m당 100원으로 올랐지만 요금 인상이 서비스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시민들의 불만이 높았다. 서울시에 올해 상반기까지 접수된 대중교통 민원의 70%(1만3717건)는 택시가 차지한다. 승차 거부가 32%(4470건)로 가장 많았고, 불친절(31.6%) 부당요금(18.4%) 순이었다.

이는 먼저 보이는 빈 택시에 탑승하다 보니 고객은 택시를 선택할 수 없고, 기사는 같은 고객을 태울 가능성이 낮아 택시 서비스를 높여야 한다는 동인이 없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이런 불합리한 구조를 깨기로 했다. 먼저 매년 택시업체의 서비스를 평가해 등급을 매기는 우수택시 인증제를 도입한다. 택시 서비스 상위 우수 업체를 골라 ‘AAA, AA, A’ 3단계 등급을 표시한 인증마크를 부착하도록 하고 고객이 택시를 골라 탈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서비스 우수 업체에 재정 지원을 하기 위해 내년 예산 18억 원을 확보했다. 반면 서비스 하위 업체는 정기적인 교육을 실시하고, 명단 공개를 추진하기로 했다.

○ ‘우버’에 맞설 ‘택시 앱’ 나온다

택시를 잡을 가능성이 가장 낮은 장소와 시간은 어디일까. 올해 상반기 서울시의 택시 승차 거부 민원을 분석해 보면 택시를 잡기 힘든 시간대는 토요일 밤 12시 무렵이다. 택시를 가장 잡기 힘든 장소는 홍익대 입구(937건)였다. 강남역, 종로, 신촌, 영등포역 등 주로 역 주변 유흥거리에서 택시가 잘 잡히지 않았다.

서울시는 ‘우버’에 대응한 ‘택시 앱’을 만들기 위해 이 같은 택시 운행 기록과 민원 현황 등 빅데이터를 제공한다. 4일 한국스마트카드는 우버 서비스보다 한 단계 나아간 고급 서비스를 개발하기로 서울법인택시조합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현재 우버는 우버X(일반 자가용), 우버블랙(고급 렌터카), 우버택시(택시) 등 3가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가운데 면허를 가진 택시 운전사를 대상으로 하는 우버택시는 유일하게 불법이 아닌 서비스다. 하지만 ‘우버’를 설치한 택시 운전사가 5명도 되지 않아 사실상 운영이 되지 않고 있다. 요금이 고정된 우버택시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워 우버가 적극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는 것. 우버는 택시를 잡기 어려운 장소나 시간대에 타면 요금을 더 받도록 설계됐지만, 택시는 이럴 경우 불법이 된다.

이 때문에 서울시와 택시업계는 ‘택시 앱’이 개발되면 ‘우버’와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시간으로 택시와 승객을 매칭하는 ‘택시 앱’이 나올 경우 요금은 우버보다 싸고 승차 거부 등 그동안의 불편이 상당수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트리플A 택시#택시 서비스 평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