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부울경]처용, 그 애틋한 이야기가 역사의 향기와 함께 펼쳐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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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제48회 처용문화제

울산의 대표 축제인 처용문화제가 다음 달 2∼5일 열린다. 지난해 축제 때 처용암에서 열린 ‘처용맞이’.
울산의 대표 축제인 처용문화제가 다음 달 2∼5일 열린다. 지난해 축제 때 처용암에서 열린 ‘처용맞이’.
처용문화제 포스터.
처용문화제 포스터.
취타대와 대고(大鼓), 마칭밴드 행렬. 그 뒤를 따르는 대장군과 병사, 궁녀 그리고 기업체와 학교의 상징인 산업기(旗)와 학교기….’

일요일인 다음 달 5일 오후 울산 도심은 거대한 축제의 장이 된다. 울산의 대표 축제인 처용문화제 마지막 날 대규모 거리 퍼레이드가 벌어진다. 퍼레이드 참가 인원만 1500여 명이다.

올해로 48회째인 처용문화제에서 퍼레이드가 4년 만에 다시 등장한다. 퍼레이드는 삼국유사에 나오는 처용설화(處容說話)를 재연해서 약 두 시간 동안 펼쳐진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신라 제49대 헌강왕이 울산 바닷가에 놀러 갔다가 서라벌로 돌아가려는데 갑자기 구름과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길을 잃어버렸다. 이에 일관(日官)이 아뢰기를 동해용의 조화이므로 좋은 일을 해서 풀어야 한다고 헌강왕에게 고했다. 그래서 신하에게 명령해 근처에 동해용을 위한 절을 지어주도록 했다. 왕이 절을 짓도록 명령을 내리자 구름이 걷히고 안개가 흩어졌다.

동해용은 기뻐하며 곧 일곱 아들을 데리고 왕의 가마 앞에 나타나 덕을 찬미하며 춤을 추었다. 그리고 그 아들 중 하나를 왕을 따라 서라벌로 보내 왕의 정치를 보좌해주었으니, 그 이름을 처용이라고 했다. 왕은 아름다운 여자를 아내로 삼아주고 급간(級干)의 벼슬도 내렸다.

짙게 끼었던 구름이 걷힌 바닷가는 지금의 울산 개운포이며, 헌강왕이 동해용을 위해 지은 절은 망해사, 동해용이 일곱 아들을 데리고 나온 바위는 지금의 울산 남구 용연동의 처용암이다.

‘헌강왕과 처용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퍼레이드는 중구 북정동의 동헌에서 출발해 헌강왕이 궁(문화예술회관)으로 돌아가려다 물가(번영교 위)에서 처용을 만나 서라벌로 데려가 궁(문화예술회관) 앞에서 아리따운 여자와 혼례를 올려주는 대목까지 그려낸다. 퍼레이드 코스는 동헌∼중구 문화의 거리∼뉴코아 아울렛∼울산교 사거리∼번영교∼남구 문화원 사거리∼울산문화예술회관 분수광장.

행렬단이 문화예술회관에 도착하면 총 3부에 걸쳐 공연이 펼쳐진다. 1부 ‘환궁’에서는 무용단의 환영무와 어린이 합창단의 공연이 펼쳐지고 2부 ‘혼례 마당’에서는 처용과 처용 부인의 혼례를 재연하고 사랑과 희망의 노래를 선사한다. 3부 ‘화합과 번영의 도시 울산’에서는 대합창 무대와 화려한 불꽃쇼가 펼쳐진다.

올해 처용문화제는 다음 달 2일부터 5일까지 4일간 울산문화예술회관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개막식은 2일 오후 7시 반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축제 기간 중에는 처용무 공연과 처용학술제, 월드뮤직 페스티벌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변양섭 처용문화제추진위원장은 “올해 처용문화제는 시민들의 추억 속 거리 퍼레이드를 4년 만에 재연하는 등 풍성한 볼거리로 알차게 기획했다. 태화강을 가로질러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울산의 대표 축제에 많은 국민이 참여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처용문화제는 울산공업단지 조성과 공업탑 건립을 축하하기 위해 1967년 4월부터 ‘울산공업축제’라는 명칭으로 시작됐다. 이후 ‘공업=공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에 제25회 축제 때인 1991년부터 처용문화제로 이름을 바꿔 지금에 이르고 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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