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학에 다니는 신모 씨(22·여)는 이달 1일 학교 온라인 커뮤니티 토론게시판에 한 건의 글을 올렸다. 교내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는 학생들을 비난하는 내용의 글이었다. "흡연구역이 있음에도 금연구역에서 흡연하는 건 뻔뻔한 행동"이라는 신 씨의 글에 다양한 댓글들이 줄지어 달렸다. 신 씨의 학과 선배인 백모 씨(26)도 댓글 행렬에 동참했다. 평소 담배를 피우는 그는 "흡연구역을 지키고 싶지만 그 숫자가 너무 적은데다 금연구역 자체도 학교가 일방적으로 설정한 것"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엇갈린 주장을 펴는 신 씨와 백 씨는 댓글에 댓글을 달며 서로를 반박했다. 애초 논쟁으로 시작된 두 사람의 댓글 다툼은 어느새 감정싸움으로 바뀌었다. 상대방의 실명을 공개했고 "평소에는 말도 못 걸더니 인터넷에서는 말을 잘한다"며 상대방을 비하하기까지 했다. 결국 "더 이상 관심갖지 않겠다"는 말이 나오고서야 댓글 다툼은 마무리됐다.
그러나 한 번 불붙은 감정싸움은 결국 캠퍼스 생활로까지 번졌다. 17일 학교 중앙도서관 앞에서 우연히 만난 두 사람은 같은 문제에 대해 다시 말다툼을 하기 시작했다. 백 씨는 결국 화를 참지 못하고 신 씨를 때리고 밀쳐 전치 2주의 부상을 입혔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백 씨를 폭행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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