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최규호 前전북교육감 4년째 행방 못찾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도교육청 부지매각 3억 수수혐의
“도피 돕는 배후세력 있는 듯”

골프장 조성 과정에서 도교육청 소유 부지의 매각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3억 원을 수수한 혐의(특가법상 뇌물수수)를 받고 있는 최규호 전 전북도교육감(67)이 잠적한 지 13일로 4년이 지났다. 그동안 검찰은 전담팀을 두고 수사했지만 지금까지 단서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가족과 연락 가능성이 높은 명절이면 수사관과 언론 등에서 촉각을 세우지만 그는 철저히 자취를 감추고 있다. 최 전 교육감의 특가법상 뇌물수수 혐의 공소시효는 15년으로 아직도 10년 이상 남았다.

최 전 교육감은 2008년 김제 스파힐스 골프장 조성에 필요한 도교육청 부지를 매각하는 데 편의를 봐준다는 명목으로 3억 원을 받은 혐의로 지명 수배됐다. 검찰은 2009년 9월 초 전주의 모 대학교수 2명으로부터 “골프장 측으로부터 3억 원을 받아 최 전 교육감에게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이후 최 전 교육감의 변호인으로부터 ‘9월 12일 출두하겠다’는 답변을 받았지만, 최 전 교육감은 검찰에 출두하지 않고 변호인과 연락마저 끊은 채 자취를 감췄다. 검찰은 출국금지와 지명수배 조치를 내리고 전담팀을 구성해 검거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이에 따라 관련 수사 역시 미궁에 빠졌다.

그동안 3억 원의 뇌물을 준 최모 교수는 실형을, 돈을 배달한 백모 교수는 무죄를 선고받았다. 골프장 전 대표 정모 씨는 징역 2년 6개월이 확정됐다. 곽인희 전 김제시장은 골프장 브로커로부터 5만 달러를 수수한 혐의를 받았지만 무죄가 확정됐다.

이처럼 사건 관계자들의 재판이 마무리되면서 최 전 교육감이 수사기관에 자진 출두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으나 그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최 전 교육감의 행방이 전혀 파악되지 않으면서 조직 비호설, 신변 이상설, 외국 밀항설 등 추측이 난무했다. 검찰은 최 교육감이 두 차례의 민선교육감과 교육위원 대학교수를 지낸 만큼 도피 배후세력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지인들의 휴대전화, 통장 등 단서가 될 만한 것은 모두 확인했지만 행적이 묘연하다”며 “그가 자수해 고위공직자로서 최소한의 책임감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골프장 조성#뇌물수수#최규호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