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카스맥주 소독약 냄새’ 관련 루머 수사… 하이트진로 사옥-대리점 압수수색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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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임기 여성 마시면 큰일” 유포혐의 40대 차장등 2명 컴퓨터 확보
하이트진로 “직원 개인 조사일 뿐”

이른바 ‘카스맥주 소독약 냄새’ 루머를 수사 중인 경찰이 3일 서울 서초구 서초중앙로 하이트진로 사옥과 대전 대리점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하이트진로는 카스맥주를 생산하는 오비맥주의 최대 경쟁업체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약 1시간에 걸쳐 하이트진로 사옥에서 압수수색을 벌여 이 회사 직원 안모 씨(33)가 갖고 있던 서류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안 씨는 8월 초 온라인과 유흥가에서 급속히 퍼진 카스맥주 관련 루머를 온라인에 올린 혐의(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고 있다. 안 씨는 같은 달 6일 오비맥주 측이 악의적 유언비어라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자 자수했다. 그는 자신이 루머의 최초 유포자가 아니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압수수색은 대전에 있는 하이트진로 대리점에서도 2시간 동안 진행됐다. 경찰은 이곳에서도 이모 차장(45)의 서류와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압수했다. 경찰은 둘 외에 다른 직원의 연루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올여름 카카오톡과 인터넷 포털사이트 등에는 오비맥주의 대표 제품인 카스맥주에서 “소독약 냄새가 난다. 특정 기간에 생산된 카스맥주를 먹지 말라”는 내용의 글이 급속히 유포됐다. 당시 소문 중에는 “가임기 여성이 마시면 큰일 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이와 별도로 조사에 나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26일 “카스맥주는 다른 주류회사 제품보다 용존산소량이 많음에도 유통 과정에서 관리를 제대로 못해 맥주가 산화했을 때 발생하는 냄새인 산화취가 난 것”이라고 발표했다. 오비맥주가 월드컵에 맞춰 대량으로 맥주를 생산하면서 일부 제품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것. 그러나 소독약 냄새는 아니며 인체에도 무해하다고 발표했다.

하이트진로 측은 3일 압수수색에 대해 “관리직 직원 한 명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일부 과장된 내용을 남긴 것을 파악해 경찰에 자진 출석시킨 바 있다. 이번 압수수색도 회사 차원이 아닌 해당 직원 개인에 대한 조사”라고 해명했다. 또 오비맥주를 겨냥해 “문제의 본질을 무시한 채 불필요한 법적 논란을 일으켜 소비자들을 기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오비맥주 측은 “황당하다”며 “루머 유포 세력이 하이트진로라고 특정하지도 않았는데 되레 비판하는 모습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2007년 오비맥주가 ‘해외 먹튀 자본’이라는 내용의 광고를 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을 받은 바 있다.

황성호 hsh0330@donga.com·박창규·정윤철 기자
#카스맥주 소독약 냄새#하이트진로#카스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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